GS칼텍스, 폐목재에서 '청정 휘발유' 만든다…세계 첫 사업화 착수

입력 2016-09-29 19:38
수정 2016-09-30 05:23
경제성 확인되면 상업생산
바이오 화학 원료로 사용

엔진 안바꾸고 車연료 가능


[ 주용석 기자 ]
GS칼텍스가 ‘청정 휘발유’로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부탄올 실증공장을 세계 최초로 짓는다. 내년 하반기 실증공장을 완공하고 경제성이 확인되면 우선 코팅제, 페인트 등의 원료로 쓸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GS칼텍스는 29일 전남 여수공장에서 폐목재나 폐농작물 등으로부터 연간 400t 규모의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하는 실증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총 사업비는 500억원이다. 회사 측은 경제성이 확인되면 상업생산을 위해 본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바이오부탄올은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 식용 작물을 원료로 썼지만 이번에 짓는 실증공장은 버려지거나 폐기된 재료를 쓰기 때문에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될 뿐 아니라 온실가스 발생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2007년부터 바이오부탄올 기술을 개발했다. 각종 양산 기술을 확보構?국내외 40여건의 특허를 출연했다. 2014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기술 인증, 올해는 환경부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다.

바이오부탄올의 1차 사용처는 바이오 화학 원료다. 코팅제, 페인트, 접착제, 잉크 등에는 석유를 정제해서 만든 부탄올이 들어간다. 바이오부탄올이 생산되면 석유 계열 부탄올을 대체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바이오부탄올을 이 지역 바이오 화학산업의 핵심 품목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소·벤처기업이 바이오부탄올과 연계한 다양한 응용제품을 생산하도록 지원해 바이오 화학 생태계를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보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자동차 연료로서의 사용 가능성이다. 바이오부탄올은 엔진 개조 없이 휘발유 자동차 연료로 쓸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청정 휘발유’로 볼 수 있다. 휘발유와 혼합해 사용할 수도 있다.

미국이나 브라질 등에서는 옥수수 등을 원료로 만든 바이오에탄올을 휘발유와 섞어 쓰는 게 일반적이다. 바이오부탄올은 바이오에탄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휘발유와 혼합해 쓰면 연비 손실이 적다. 또 물에 대한 용해도와 부식성이 낮아 기존 연료 수송·저장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현행 국내 법상 바이오부탄올을 휘발유 연료로 쓸 수는 없다. 휘발유 연료로 쓰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행 법상 경유에는 바이오디젤을 섞어 쓰는 게 가능하지만 휘발유를 바이오 연료로 대체할 순 없다”며 “그러나 법이 바뀌면 바이오부탄올의 경제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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