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2년10개월 만에 처음
500억 발행에 660억 주문 몰려
키움증권, 40억 늘려 700억 계획
SK에너지·가스公 등과 장기계약
안정적 사업구조로 차별화
[ 서기열 기자 ] ▶마켓인사이트 9월26일 오전 11시
한진해운 법정관리 등 해운업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SK해운이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해운업체가 공모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것은 2년10개월 만이다. SK그룹 계열사 물량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구조로 SK해운이 다른 해운사와 차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이 지난 22일 1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어치를 공모 방식으로 발행하기 위해 시행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660억원어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당초 계획보다 160억원어치가 더 들어왔다. 발행 실무를 대행하는 주관사 키움증권은 또 다른 수요처를 찾아 40억원을 추가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해운은 당초 계획보다 200억원 많은 총 700억원의 회사채를 오는 30일 발행할 예정이다. 다음달 4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1500억원어치를 상환하는 데 자금을 쓸 계획이다.
SK해운이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2013년 11월(600억원) 이후 약 3년 만이다. 당시엔 모집 금액보다 적은 매수 주문이 들어와 흥행에 실패했다.
해운업체가 공모 회사채 발행에서 수요예측에 성공한 것은 2013년 12월 폴라리스쉬핑(200억원 발행) 이후 2년10개월 만이다.
SK해운이 해운업 위기 속에서 회사채 수요예측에 성공한 것은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사업 구조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평가받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컨테이너선 중심의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과 달리 SK해운은 원유 등을 나르는 탱커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수송하는 가스선 매출 비중이 55.3%에 이른다.
IB업계 관계자는 “SK해운은 SK에너지 SK가스 등 계열사를 비롯해 한국가스공사 등과 장기용선계약을 맺고 있어 해운업 불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올려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안정성이 높고 유사시 SK그룹 계열사로부터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아 기관투자가들이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해운업 위기 상황을 반영해 회사채 발행금리를 높게 책정(채권 가격 할인)하며 시장과 소통한 노력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SK해운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다. 에프앤자산평가 등 민간 채권평가사가 시가평가한 SK해운의 1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3.77%. SK해운은 해운업에 대한 시장 우려를 반영해 공모 희망금리를 이보다 높은 연 4.50~4.70%로 책정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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