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알루미늄 소재 초경량 자전거 만들 것"

입력 2016-09-20 17:51
OEM 업체서 세계 1위 자전거사로 질주

토니 로 CEO 인터뷰
유럽 전기자전거 시장 공략 채비…세계에 '두 바퀴 문화' 확산시킬 것

서울~부산 자전거 여행상품 검토


[ 이우상 기자 ] 대만에 본사를 둔 자이언트는 지난해 604억대만달러(약 2조159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세계 1위 자전거 업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대에 이른다. 2008년에는 업계에선 처음으로 여성용 자전거 브랜드 ‘리브’를 내놔 2014년 독립 브랜드로 분리시켰다.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만난 토니 로 자이언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자전거를 통해 고객에게 건강을 선물한다”며 “더 많은 사람이 건강해지도록 자전거 문화를 확산시키는 게 최고 마케팅”이라고 밝혔다.

◆세계 시장 점유율 10% 달해

자이언트가 창립된 이듬해인 1973년 입사한 로 대표는 2005년 CEO에 올라 영업과 마케팅에 집중해 ‘자이언트 신화’를 이루는 데 일조했다. 자이언트는 그가 CEO가 된 지 5년 만에 세계 1위에 올랐다.

1980년대 이전만 해도 자이언트는 미국, 유럽의 스포츠 레저용 자전거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납품하는 회사에 불과했다. 자이언트는 생산과정 중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세계 시장의 문턱은 높았다. 당시만 해도 스포츠 레저용 자전거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었다.

자이언트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난관을 돌파했다. 초경량 소재인 탄소섬유로 자전거 프레임을 개발해 프리미엄 시장의 문턱을 넘어섰다. 로 CEO는 “자이언트를 포함해 탄소섬유 프레임을 제조할 수 있는 업체는 세계에서 단 두 곳”이라며 “거듭된 혁신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자 브랜드 가치 또한 자연스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여행사 만들어 ‘자전거 문화’ 확산

로 CEO는 자전거로 1년에 9000㎞를 탄다. 그는 자전거가 건강의 열쇠란 생각에서 2012년 자전거 일주 전문 여행사인 ‘자이언트 어드벤처’를 세우고 대만을 일주하는 다양한 상품을 내놨다. 20일부터 24일까지 5일에 걸쳐 서울~부산을 자전거로 이동하는 ‘라이드 코리아 라이드 자이언트’도 자전거 한국여행 상품을 내놓기 위해 그가 주도한 행사다.

로 CEO는 “도보 여행은 너무 오래 걸리고, 자동차는 너무 빨라 풍경을 못 본다”며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자전거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용 자전거’ 신시장 열어

리브는 업계에서 유일한 여성용 자전거 브랜드다. 로 CEO는 “缺奐沮?여성용 자전거는 바구니가 달렸거나 남성용 자전거 크기를 단순히 줄여놓은 것이었다”며 “여성 체형에 맞는 자전거를 최초로 내놓은 셈”이라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사이클링 선수 마리안느 보스가 런던올림픽 로드부문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그가 이용한 리브 자전거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자이언트는 최근 5년 새 5만대에서 150만대 규모로 급격히 성장한 유럽 전기자전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전기자전거는 자전거가 아니다’는 편견을 지니고 있던 로 CEO도 최근 전기모터가 탑재된 산악용 자전거를 타면서 전기자전거 매력에 빠졌다.

그는 “전기자전거는 체력이란 문턱 때문에 자전거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며 “값비싼 탄소섬유를 대체할 알루미늄 소재를 개발해 저렴하고 기존 로드바이크(사이클) 대비 약 2㎏ 가벼운 6㎏대 자전거를 조만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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