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산 '날개' 단 한국콜마…'K뷰티' 열풍 잇는다

입력 2016-09-19 19:35
수정 2016-09-20 06:11
미국 웜저와 손잡고 ODM업체 PTP 인수

생산·마케팅 인프라 확보로 북·남미 진출 본격화
중국공장 이어 해외사업 고삐…수출 대폭 늘어날듯


[ 조미현 기자 ]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K뷰티 열풍을 타고 회사가 급성장했지만 아쉬운 마음이 적지 않았다.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을 직접 공략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990년 회사를 창업하기에 앞서 화장품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처음 방문한 곳이 미국콜마였을 정도로 미국은 윤 회장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그는 “매출 1조원에 달하는 화장품 회사가 가장 큰 미국 시장에 가지 않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지에 생산시설을 직접 짓는 것도 검토했지만 미국 허가당국의 승인을 받기까지 적잖은 시일이 필요하다는 게 걸림돌이었다.

◆美 시장 공략 교두보 마련

한국콜마가 미국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프로세스테크놀로지앤드패키징(PTP)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07년 중국 베이징에 공장을 세우는 등 중국 공략에 나선 것과 달리 미국 시장 진출은 상대적으로 늦어지고 있었다.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미국 시장 공략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윤 회장이 직접 나섰다.

PTP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한국콜마는 미국 내 생산과 마케팅 인프라를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 1997년 설립된 ODM 회사다. 로레알 코티 시세이도 등 글로벌 10대 화장품 브랜드에 납품하고 있다. 연간 700억원 규모로 색조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자체 공장도 갖추고 있다.

미국 현지 화장품·미용용품 유통업체 웜저와 손을 잡은 것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1950년대 문을 연 웜저는 디자인부터 조달, 보관, 배송에 이르는 화장품과 미용용품 유통 전문업체다. 미국 뉴저지에 본사가 있는 웜저는 미국 텍사스와 중국 상하이, 영국 런던 등에 지사가 있다. 주요 글로벌 화장품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미국에서 PTP의 색조 화장품뿐 아니라 한국콜마의 기초 화장품도 함께 생산할 계획”이라며 “웜저의 마케팅 네트워크를 활용해 북미 및 남미에서 거래처와 매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외 생산기지 확대

한국콜마는 해외 사업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한국콜마는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크지 않다. 지난해 수출액은 292억원으로 매출의 3%에 불과했다.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에도 납품하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 미샤 등 국내 화장품 기업이 주요 고객사다.

한국콜마는 해외 생산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베이징 坪揚?연간 1억200만개 화장품 생산 규모로 증설을 끝마쳤다. 이 덕분에 올 상반기 수출액은 204억원으로 지난해(292억원) 전체 수출액에 육박했다.

내년 초 중국 우시에 제2 공장이 완공되면 중국 내 생산 규모는 5억200만개로 확대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미국 기업 인수로 해외 시장 진출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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