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세트 의류' 인기 시들…CJ·현대 등 고급 브랜드로 돌파구
CJ, 12개 브랜드 선보여
현대·롯데도 단독 브랜드
[ 정인설 기자 ]
홈쇼핑의 패션사업은 2010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전에는 속옷이나 티셔츠를 팔다가 이때부터 이른바 ‘코디할 수 있는’ 옷들을 선보였다. 대표적 상품이 ‘남성 셔츠 5종’(5만9000원)과 ‘여성 블라우스 7종’(6만9000원) 등이었다. 싸다는 이유로 늘 매진됐지만 어느 순간부터 재고가 쌓였다. 온라인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여기저기서 비슷한 옷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2010년 5개에 불과하던 TV홈쇼핑 수도 T커머스까지 합쳐 17개로 늘었다.
변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서 찾은 돌파구는 ‘고급화’였다. 홈쇼핑 4대 업체로 불리는 CJ오쇼핑과 GS·현대·롯데홈쇼핑은 프리미엄 패션 전략을 선택했다. 매출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옷과 경쟁하겠다는 게 홈쇼핑 패션 전쟁의 2라운드 모습이다.
◆CJ, 단독 브랜드 강화
CJ오쇼핑은 19일 2016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12개의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그동안 해외 직구로만 구 沌?수 있던 미국 뉴욕의 패션브랜드 앤드류마크, 백화점 명품매장에서 주로 판매하는 크리스찬 라크르와 등이다. CJ오쇼핑은 앤드류마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21일 오후 10시40분 남녀 가죽재킷과 남성 슈트세트 5개 상품을 판매한다. 지난 6일에는 뉴욕 스타일로 각광받는 VW베라왕 옷(사진)을 판매해 3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CJ오쇼핑은 미국과 유럽에서 2000개 매장을 운영 중인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 트루사르디와 골프 브랜드 장미셸바스키아 등도 판매한다. 이 밖에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벨라디터치와 일본 고급 여성 패션 브랜드 에바큐브, 세계적 디자이너 후세인 샬라얀의 샬라얀 등도 처음 내놓는다. 이 회사는 신규 브랜드 판매가 본궤도에 오르면 패션 매출 중 프리미엄 브랜드 비중이 8%에서 22%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성장 극복 위해 백화점과 경쟁
다른 홈쇼핑 업체들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작년 9월 한섬과 협업해 모덴이라는 고급 브랜드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정구호 디자이너와 손잡고 J BY를 내놨다. 10만원 이상인 프리미엄 의류 매출 비중을 10%대에서 30%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GS홈쇼핑은 유명 디자이너와 함께 단독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SJ 와니(손정완)와 미하엘 미할스키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홈쇼핑은 2014년 조르쥬레쉬와 페스포우를 시작으로 최근 3년간 6개의 단독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였다.
조일현 CJ오쇼핑 패션사업부장은 “패션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의 다양성과 차별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홈쇼핑업체들이 패션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백화점과 경쟁할 수 있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를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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