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이전 4년 - 길 잃은 관료사회] 사무관 10명 중 7명 "이직 기회 오면 떠날 것"

입력 2016-09-19 18:03
[ 이승우 기자 ] ‘청운의 꿈’을 품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엘리트 사무관들. 공직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맞닥뜨린 현실은 너무도 달랐다.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는 몇 년 안 돼 ‘이직 제의가 오면 떠나겠다’는 자괴감으로 바뀌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한국경제신문은 공직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사무관들의 고민을 살펴보기 위해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는 5급 공무원 104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1주일간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이직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사무관 70.2%가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적극 고려하겠다’는 답변도 네 명 중 한 명에 달했다. 공무원이 된 이유로 ‘국가 정책을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 때문’(60.6%)이라고 답한 이들이다.

이들에게 장·차관이 되겠다는 꿈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공무원이 된 걸 후회한다’는 답변도 절반 이상(51%)에 달했다.

사무관들이 박탈감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박봉’이었다. 한 경제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젊은 사무관들에게 사명감으로 일하라고 하기엔 시대가 賈?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