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캐딜락 CT6, 가속 페달 세게 밟았더니 … "스포츠카 못지 않네"

입력 2016-09-18 09:09
수정 2016-09-18 09:25


[ 안혜원 기자 ] 플래그십(최고급형) 세단인 캐딜락 'CT6'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과 경쟁한다. 경쟁 차종에 비해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대신 가격을 한 체급 낮춰 7000만 원대(기본형 기준)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가격 경쟁력 덕분에 판매는 순항 중이다. 지난 7월 출시한 이후 사전계약만 400여대가 팔렸다. 캐딜락 브랜드가 국내에 선보인 뒤 가장 많은 사전계약 실적을 올렸다.

지난 6일 캐딜락 CT6를 타봤다. 시승 모델은 20인치 휠을 장착한 플래티넘 모델. 인천 영종도에서 경기 파주까지 왕복 69.5㎞ 구간을 달렸다.

캐딜락 측은 차량 운전에 앞서 오른쪽 뒷좌석 시승을 권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고급 대형 세단의 경우 운전기사를 따로 둔 탑승자를 위해 뒷좌석에 많은 공을 들인다. 뒷좌석에 먼저 앉아봤다. CT6의 뒷좌석에서는 시트 통풍과 열선, 마사지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앞좌석 등받이에는 10인치 모니터가 있어 영화나 음악 감상도 즐길 수 있다.

고급 세단답게 정숙성이 뛰어난 CT6는 120km/h가 넘는 고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차분하다. 이중으로 접합된 차량 유리가 바람이 차를 긁고 갈 때 나는 소리인 풍절음을 막아준 덕분이다. 소음이 한층 커지는 터널 구간에 진입해도 실내는 조용했다.

편안하고 조용한 뒷좌석에 앉아 콘서트장을 방불케하는 음악 소리에 귀를 맡겼다. 세계적인 프리미엄 오디오 회사인 보스의 사운드 시스템의 34개의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가 살아있었다. 회사 측이 뒷좌석 시승을 자신있게 권한 배경이다.


뒷좌석 시승을 마친 후 운전석에 앉아보니 차분한 실내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나무 무늬를 은은하게 살린 원목과 천연가죽으로 꾸몄다.

시트에 앉으면 가죽의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진다. 운전석 위치는 무려 20개 방향으로 조율이 가능했다. 운전자 체형에 맞춰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주행 중 피로감을 크게 덜어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가속 페달을 세게 밟았다. 속도는 눈 깜짝할 사이 160㎞/h를 넘어갔다. CT6에는 3.6L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3649cc)이 장착됐다. 최고출력은 340마력, 최대토크는 39.4㎏·m의 성능을 낸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길이(5185㎜)가 5m 넘는 차가 마치 고성능 스포츠카처럼 내달렸다.

각종 주행 지원 및 안전장치도 인상적이었다. 이 차엔 차선 유지 및 이탈 경고, 전방 추돌 경고, 전방 보행자 경고 시스템 등이 장착돼 있다.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다소 미흡했다. 일정한 속도를 정하면, 운전자가 운전대나 가속·제동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알아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움직이게 해주는 장치이다. 차량이 차선의 중앙을 달릴 수 있도록 차량 카메라와 센서 등이 차선을 인식한다.

하지만 CT6에 탑재된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은 차선의 중앙 지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기능을 사용하는 내내 차량은 좌우측 차선을 이리저리 오고갔다.

실주행 연비는 공인 연비인 8.2㎞/L를 웃도는 9.2km/L를 기록했다. 시승 내내 정속 주행을 한 덕분이다. 판매 가격은 7880만~9580만 원.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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