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걸 한샘 사장, 40번째 저서 ‘신문명디자인’ 출간

입력 2016-09-13 16:12
“지속가능한 문명의 해법을 디자인에서 찾다”
동서가치 융합, 디지털 선용 등 미래 인류사회의 4대 과제 제시

“파국을 향해 질주하는 현재의 문명을 지속가능한 상생의 문명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새로운 이념과 가치관에 기초한 신문명디자인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샘은 디자인최고책임자(CDO: Chief Design Officer) 권영걸 사장(www.designdome.com)이 그의 40번째 저서, <신문명디자인>(공간서가)을 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서울대 교수와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권 사장은 ‘관-산-학’을 모두 경험한 보기 드문 경력을 갖고 있다. 디자인한국의 선구자로 불리기도 하며, 소셜디자인 분야에서 이름이 높다.

‘신문명디자인’이라는 용어는 2014년 개설한 ‘신문명디자인대학’을 통해, 2015년 개최된 ‘신문명디자인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심사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권 사장이 강조해온 키워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이 키워드를 보다 종합적으로, 그리고 깊이 있게 설명했다. 신문명의 새 시대를 열어갈 디자이너들의 행동강령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인류 미래사회의 4대 과제로, ‘동서양 가치를 융합한 새로운 문명의 창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디자인 사고의 전환’, ‘디지털 기술의 선용과 생활의 디자인혁명,’ ‘중국의 격변과 동아시아 양식의 창조’ 등을 꼽았다.

권 사장은 동양과 서양이 지금까지는 착취와 모방의 관계였으나, 그 관계를 상생과 창조로 선회하지 않는다면 인류에게 더 나은 미래는 없다고 지적한다. 동서양 문명이 각자의 편성(偏性)을 극복하고, 양자 간의 우성(優性) 인자를 찾아내, 그들 간의 고도한 차원의 결합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미래 디자인의 과제라는 것이다. 디자인이 문명의 기반 수단이라면, 그 창조적 진화는 ‘동과 서를 넘어서는 디자인(Design beyond East and West)‘을 통해 힘 있게 추동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디자인이 자본의 가치만 좇고 마케팅 수단으로만 이용되는 관행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엑스타시의 디자인을 중단하고 ‘가치의 디자인’으로, 무분별한 감각의 디자인에서 ‘본질의 디자인’으로, 현재를 위한 디자인에서 누대를 위한 ‘지속가능 디자인’으로, 기능과 효율 중심의 디자인에서 자연의 도(道)를 따르고 인간을 바르게 섬기는 ‘유기 디자인(Organic design)’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권 사장은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는 서구의 기준을 관습적으로 좇아가는 무정견한 태도를 버리고, 인류가 갈망하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문명을 건설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한다. 외부에서 답을 찾을 게 아니라 선조들의 집적된 경험과 지혜, 자신의 역사와 문화에서 ‘맥락의 디자인’을 길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적 유대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재생하는 ‘관계의 디자인’을 모색하고, ‘신문명 디자인’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디자인은 문명사적 대전환을 열어가는 결정적인 수단이자 방법”이라며 “현재의 낡은 문명을 대체할 새 문명의 길을 찾고, 문명의 형식을 결정하는 디자인의 새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문명디자인’이 오늘의 일그러진 사회 질서를 자연의 질서에 합치시키는 ‘중재(仲裁)의 디자인’이자, 자연에서 멀리 이탈한 인간을 본연의 자리로 귀환시키는 ‘대의(大義)의 디자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신문명디자인’은 더 이상 선택의 과제가 아니다”라며 “그것은 우리 시대의 도덕적 명제이자 당위적 명제로 한샘이 앞으로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이자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지금까지 <나의 국가디자인전략>, <서울을 디자인한다>, <권영걸교수의 공공디자인 산책>, <한중일의 공간조영>, <공간디자인16강(講)> 등 총 39편의 책을 펴냈다. <공간디자인의 언어>는 2015년 대학평가에서 예술 분야 피인용 1위 서적으로 선정됐던 베스트셀러이며, <공간디자인16강>은 전국 대부분의 대학에서 교재로 채택되고 있다.

그는 저술뿐만 아니라 공간디자인 공공디자인 관련 다수의 논문을 국내외 학회에서 발표했고, 인류건축문명권 78개국 680여 도시를 직접 발로 뛰며 현지 조사하는 등, 지구촌의 공간문화와 인간행태에 관한 흔적을 탐사했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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