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리췬 총재 직접 제안…인터뷰 직후 AIIB행 결심
아시아 개발도상국들 인프라 투자 확대 지원
[ 좌동욱 기자 ]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저금리, 저성장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한국의 기업과 연기금 등에도 적지 않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동익 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사진)은 12일 AIIB 민간투자 자문관으로 공식 선임된 직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AIIB가 연간 1조달러 안팎의 아시아 개발도상국가 인프라시장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AIIB는 아시아 국가들의 도로, 항만, 공항, 통신, 에너지 등 인프라를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국 정부가 주도해 지난 1월 출범한 국제기구다. 자본금 1000억달러 가운데 한국 정부 지분율은 3.8%(5대 주주)다.
민간투자 자문관은 AIIB 인프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민간자본과 공동 투자 업무에 대해 총재를 자문하며 총재 특별보좌관 역할을 하게 된다. AIIB에서 민간투자 자문관은 이 자문관이 유일하다.
그는 “진리췬 AIIB 총재로부터 직접 인터뷰 제안을 받고 AIIB행을 결심했 ?rdquo;고 말했다. 진 총재는 이 자문관과 교류한 국제금융업계 지인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문관은 국제금융공사(IFC) 애널리스트, 삼성생명 해외투자팀장, 스틱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장, KIC 투자운용본부장 등을 지낸 해외 대체투자 전문가로 꼽힌다.
민간인이 정부의 공식 추천을 받지 않고 국제기구 고위직에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국 정부는 이사회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이 자문관이 내정된 사실을 뒤늦게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문관은 진 총재와의 인터뷰 직후 망설임 없이 AIIB를 선택했다고 한다. 조직이 커지면서 관료주의가 팽배해지는 서구의 국제기구들과 달리 실용주의적 조직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진 총재가 국제기구의 관료주의와 과중한 보고서 작성 관행, 과다한 이코노미스트 채용 등으로 인한 비효율에 실망했다는 것이다.
이 자문관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민간 부문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그는 “그동안 다양하게 쌓은 투자 경험을 성장성이 높은 국제기구에서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며 “국민연금이나 KIC 등 한국의 연기금들이 AIIB와 협력하는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AIIB는 차관 형태의 정부 자금 지원 방안뿐 아니라 민간 영역에 일부 지분을 투자해 자본 차익을 추구하는 IFC 사업 모델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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