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영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뒤집어지면서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로 인해 머릿속이 복잡할 수 있지만, 은행주와 경기방어주로 단순하게 대응해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12일 국내 증시는 지난 주말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들이 쏟아진 탓에 장 초반부터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13분 현재 전날보다 1.93% 빠진 1998.49를 기록하고 있다. 한달 여만에 200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지수도 1.22%의 주가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비둘기파인 로젠그린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주 연설을 통해 "금리인상을 너무 주저하면 자산 버블 위험에 빠질 수 있어 오히려 큰 위험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니얼 타룰로 Fed 이사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확인하기 위해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Fed의 금리 결정에 대한 이러한 전망은 종종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Fed가 주는 가이던스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내놓고 獵?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3주 사이에도 세 차례의 반전이 있었다"면서 "8월말 잭슨홀 컨퍼런스 직후엔 조기 금리인상론이 힘을 얻다가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발표되자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는 한 주만에 크게 후퇴했었다"고 전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 연구원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시장의 불안감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FOMC 전까지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이후엔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주 코스피가 2000선을 밑돌고, 단기적으로 '언더 슈팅'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많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정책 실망과 미국 금리인상 우려감이 유입되기 시작했다"며 "코스피의 경우 추석 연휴와 맞물려 이에 대한 우려감을 선반영할 소지가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증시의 중요 변곡점은 9월 FOMC와 일본 중앙은행 금정위(20~21일)가 될 것"이라며 "이전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전략을 펼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9월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 전통적 방어 섹터(업종)와 은행주로 단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한 중소형주보다 대형주 위주의 매매 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시장전략팀 연구원은 "9월 금리인상이 단행되더라도 그 자체가 시장의 방향성을 바꿀 만한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지수의 단기 조정이 진행될 경우 방어 섹터인 유틸리티(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와 이미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은 정유·화학(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등이 방어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시황 담당 연구원의 경우 '은행주 대응전략'을 권했다.
그는 "지난주 후반 글로벌 주요 증시 중 금융주 비중(70%)이 가장 높은 홍콩 중국기업지수(HSCEI)가 차별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시점상 문제는 있으나 Fed가 결국 연내 금리를 올릴 것이 기정사실이라면 금리 레벨 상승에 따른 수혜주인 은행주가 대안"이라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의 경우 중소형보다 대형주 위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금리상승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가치주 성향을 가진 철강, 건설, 은행주에 관심을 둬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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