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청와대 회동' 반나절 만에 성사…안보 협치 시동

입력 2016-09-11 20:55
박 대통령-3당 대표, 12일 대응책 논의

박 대통령 "만납시다" 제안에 2야당 대표 "즉각 수용"
북한 핵도발에 초당적 협력·단합 등 당부할 듯


[ 장진모/김기만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12일 청와대 회동이 성사된 것은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안보상황이 위중하다는 정치권의 일치된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여야가 대결정치에서 대화의 정치로 나설지 주목된다.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1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 회동을 제안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즉각 수용했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미국 방문 일정 연기로 화답했다.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가 만나는 것은 20대 국회 출범 이후 처음이다. 정연국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여야 대표 회동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해 초당적인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라며 “이번 만남은 분기별 여야 3당 대표 회동 약속을 이행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지난 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생경제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회담을 박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지난주 해외순방 기간에 열린 미·중·일·러 등 4개국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핵 대응 차원에서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야당의 전향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을 보고받고 라오스에서 조기 귀국해 소집한 안보상황 점검회의에서 “사드 반대와 같은 대안 없는 정치공세에서 벗어나 우리가 취할 기본적인 것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와 박 위원장은 북핵 위기 대응에 대한 초당적인 협력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드 문제와 민생 현안 등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겠다는 태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관석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북핵 대응에 대해선 초당적 협력 차원에서 국회 차원의 규탄을 하고 있다”면서도 “민생경제와 나머지 정치적 의제를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께서 하실 말씀을 듣고 또 저희도 드릴 말씀 다 드리겠다”고 했다.

이정현 대표는 박 대통령 순방 중 북핵 사태가 터지자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연락해 야당 지도부와 만나 이번 안보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청와대 회동에서 경기 침체로 추석 연휴에도 시장이 활력을 잃으면서 영세 상인과 서민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국회에 계류 중인 각종 경제 관련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심의 등에 대해서도 야당에 협력을 당부할 가능성이 크다.

장진모/김기만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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