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추진위, 희림 설계안 확정
이르면 다음달 정비구역안 신청
서울시 "35층 이하가 원칙"
예외적으로 허가할지 촉각
전용 39~84㎡ 5940가구
단지 가운데 50층 6개동
대치역과 단지상가 연결
[ 문혜정 기자 ]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 중층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가 최고 50층 높이의 재건축 설계안을 확정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추진위원회는 9일 강남구민회관에서 주민총회를 열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제시한 재건축 단지 설계안을 채택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비구역지정안을 만들어 이르면 다음달 강남구 및 서울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서울시가 3종일반주거지역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 이하로 유도하고 있는 데다 아직 예외를 허용하는 조항도 확정된 것이 없어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호 국제공모 설계안 확정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는 국내 최초로 국제제한초청설계경기 공모를 해 재건축 설계안을 이날 최종 선정했다. 공모에 참여한 희림, 토문 등 두 개 업체는 추진위 요구에 따라 모두 50층 높이의 초고층 설계안을 제시했다.
주민들이 선택한 희림의 설계안에 따르면 14층 높이 4422가구(전용면적 77·84㎡)는 최고 50층, 5940가구(임대 838가구 포함)로 탈바꿈한다. 전용 39㎡ 43가구, 46㎡ 62가구, 59㎡ 1318가구, 84㎡ 1712가구 등으로 구성한다. 단지 중앙에 서울광장의 135%(1만7000㎡)에 달하는 선큰광장을 조성한다. 이 주변에 50층짜리 랜드마크 6개 동을 짓는다. 그 외곽으로 다시 8개 타워가 영역을 구분한다. 단지 남북을 가르는 50m 길이의 통경축(바람길)도 조성한다. 지하철 3호선 대치·학여울역을 단지 내 상가와 연결한다.
초고층 설계가 호재로 작용해 은마아파트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 9억5000만~10억원 안팎에 거래된 전용 77㎡는 지난달 11억5000만원에 팔렸다. 이달 들어 호가가 12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연초 11억원 안팎에 거래된 전용 84㎡도 지난달 12억3000만~12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13억원이다. 인근 신대치공인 김정원 대표는 “추가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 물건이 씨가 말랐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원칙은 35층…심의 통과해야”
최대 관건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서울시는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아파트 층수를 최고 35층으로 제한하고 있다. 기본계획에는 예외를 허용하는 조항이 없다. 한때 한강변 아파트에 대해선 우수디자인을 내놓을 경우 예외적으로 층수 제한을 완화해 줄 수 令돈?했지만 지금은 이런 규정마저 사라졌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 등 일부 한강변은 도시의 핵심 상업·업무 기능을 담당할 지역이어서 복합건물로 재건축할 때 종상향을 통해 50층 이상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한 적은 있다”며 “주거시설 밀집지역인 대치동은 한강변과는 상황이 엄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시는 국제현상공모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혁신적인 디자인의 아파트 단지를 만들 경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예외적으로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서울시 공공주택과 관계자는 “서울시는 원칙적으로 용도지역과 기능에 따라 명확한 지침(35층)을 제시한 상태이지만 민간이 리스크를 안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허용 여부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반포·개포 등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초고층 허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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