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흑인의 몸을 억압해 온 미국 사회

입력 2016-09-08 17:41
세상과 나 사이


[ 김희경 기자 ] 2014년 에릭 가너는 무허가로 개비 담배를 팔다가 경찰에게 목졸려 숨졌다. 같은 해 타미르 라이스는 장난감 총을 들고 그네에 앉아 있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존 크로퍼드는 백화점 안을 둘러보다가 경찰 총에 맞았다. 이들은 모두 흑인이다.

《세상과 나 사이》는 ‘인종’이란 허상에 갇힌 미국을 고발한다. 저자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타네하시 코츠는 미국 사회가 만들어 놓은 차별의 철장에서 숨죽이는 흑인의 불안과 공포를 강렬한 문학적 언어로 표현한다.

그는 흑인 차별은 인종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백인들은 부를 유지하기 위해 아래 계층을 만들어야 했고, 이를 위해 흑인들의 몸을 억압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열다섯 살 난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그들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믿진 않는다. 그래도 너에게 투쟁하라고 충고한다. 네 선조들을 기억하기 위해 싸워라. 지혜를 위해 싸워라.”(타네하시 코츠 지음, 오숙은 옮김, 열린책들, 248쪽, 1만3800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