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장이 들려주는 책 이야기] '빨리빨리 대한민국'…덴마크서 행복비밀 찾아라

입력 2016-09-08 17:39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김성민 < 노원정보도서관장 >


‘빨리빨리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무척이나 바쁘게 열심히 살고 있다. 학생들의 공부 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어른들의 노동 시간도 이에 못지않다. 덕분에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외향적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출산율 최하위 나라라는 걱정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는 유엔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2년 연속 행복지수 1위를 차지한 덴마크의 과거와 현재를 추적하고 행복한 삶, 행복한 사회에 대한 비밀을 찾아 나선다. 저자는 2013년 4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덴마크를 세 차례 방문해 약 300명의 덴마크인을 만났고 이를 바탕으로 행복한 학교·일터·사회를 만드는 6개의 키워드를 뽑아냈다. 이 키워드들이 어떻게 학교에서부터 구현돼 일터와 사회로 확장되는지를 살폈다.

먼저 ‘자유’? 스스로 선택하니 즐겁다. 시험 등수 왕따가 없고, 초등학교 때부터 자존감을 가지고 스스로 선택하는 즐거움을 누린다. 그다음은 ‘안정’이다. 사회가 나를 보호해준다. 대학까지 교육비 무료, 병원진료비 평생 무료, 2년간 실업보조금 지급 등의 사회적 안전망으로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서 즐길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창의적인 도전을 할 수 있다. 세 번째 키워드는 ‘평등’. 남이 부럽지 않다. 국회의원은 특별한 직업이 아니다. 택시기사, 식당 종업원, 열쇠 수리공 등도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사회 중산층으로서 자존감을 갖는다. ‘신뢰’도 빼놓을 수 없다. 세금이 아깝지 않다. 공교육 신뢰, 사회안전망 혜택, 정부와 시민 사이에 오랜 신뢰 형성으로 소득의 30~50%를 세금으로 내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다섯 번째는 ‘이웃’. 의지할 수 있는 동네 친구가 있다. 협동조합과 공동체 활동으로 유대감과 행복감이 형성돼 있다. 마지막은 ‘환경’이다. 직장인의 35%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자연에너지 강국으로 친환경적인 삶이 가능하도록 인프라가 갖춰져 미세먼지 걱정이 없다.

저자는 덴마크의 행복사회를 복지정책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1864년 독일에 패해 국토의 3분의 1, 인구의 5분의 2를 잃고 무기력과 절망, 불신에 빠져 있던 시절에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지며 시대를 이끄는 리더와 깨어 있는 시민이 함께 희망의 씨앗을 뿌렸기에 오늘날 ‘나’와 ‘우리’의 행복이 가능했다고 밝힌다.

저자는 우리에게 찾아오는 내일을 오늘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한다.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나’로부터 출발해 우리 가족 안에서, 회사에서, 동네와 지역에서 그동안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제언한다. 이제 지금, 나의 차례다. 나와 당신이 새 씨앗을 뿌릴 때다.

즐거운 학교, 자유로운 일터, 신뢰의 공동체가 숨 쉬는 행복 사회를 꿈꾸며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을 떠올려본다. (오연호 지음, 오마이북, 320쪽, 1만6000원)

김성민 < 노원정보도서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