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 VS 펀드매니저 수익률 대결 위험"

입력 2016-09-08 17:11
수정 2016-09-08 17:14
[ 권민경 기자 ]

금융투자업계가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전문가)를 수익률 경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수익률 추구를 중심으로 한 AI와 달리 자산 관리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8일 한국증권법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일부 언론과 투자회사는 모든 로보어드바이저가 AI를 끼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두 가지는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밝혔다.

그는 "AI는 기본적으로 퀀트(정량 분석)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며 "AI가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나타낸 분야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기반의 단기 매매"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로보어드바이저는 전략이 아닌 포트폴리오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게 안 원장 설명이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와 펀드매니저들 간에 수익률 대결을 붙이는 발상 또한 굉장히 위험하다"며 "이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꽃도 피우기 전에 시들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또 "최근 금융위원회가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하고 있다"며 "舊嗤?테스트를 통과하면 마치 금융위로부터 KS마크를 받는 것처럼 투자회사들이 홍보할 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효섭 자본연 연구위원(박사)도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의 위험 성향과 투자 기간 등을 고려해 최적의 자산배분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라며 "단기에 우수한 투자 성과를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AI는 사고와 학습, 자기계발까지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가 과연 학습과 자기계발 단계까지 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AI의 세 가지 특징 중 학습과 자기계발 능력이 부족하다면 AI로 보기 어렵고, 단기 수익률 추구를 중심으로 한 AI와 동일시 해서도 안된다는 설명이다.

이 박사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장점이 낮은 자문 수수료와 진입 장벽에 있다고 꼽았다.

실제 로보어드바이저 자문 수수료는 0.5% 미만으로, 전통적인 자문 서비스에 비해 저렴하다. 기존 자문 서비스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금융자산 5억원 이상 등 최소 자문 금액이 높게 설정돼 있지만, 로보어드바이저 경우는 500만원 등으로 매우 낮다.

자본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규모는 약 280억달러로 전체 자산운용 규모(37조달러)의 0.001%에 불과하다.

다만 정보기술(IT)과 투자회사들의 대규모 투자로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일어나는만큼 향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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