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서 고부가차량 확대?…'RV·제네시스' 효과에 기대감 커졌다

입력 2016-09-08 15:12
수정 2016-09-08 21:03
올 들어 고부가제품 '싼타페·투싼' RV 증가세
제네시스 브랜드 수익성 제고 기여할 듯


[ 김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고급차 수요가 가장 많은 북미 지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평균판매단가(ASP)가 1년 전보다 상승했다.

현대차 북미 제품 가운데선 싼타페, 투싼 등 레저용 차량(RV) 수요 가 늘었다. 지난달 미 고급차 시장 공략에 나선 제네시스도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제품군이다.


◆ 승용·RV 해외 판매가격 올라

7일 업계 및 현대차에 따르면 올 들어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고가 차량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제네시스를 비롯해 RV 판매가 늘어난 것. 올 들어 8월까지 현대차의 미국 판매대수는 52만107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고가 차종은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차종별로 보면 싼타페가 8만6948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었고 투싼은 75% 증가한 5만8000대를 기록했다. 지난 8월부터 G80 판매에 나선 제네시스 차량도 앞으로 판매단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G80은 첫 달 1497대?팔려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며 G90도 9월 말 공식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차의 2016년 반기보고서를 보면 국내 생산 수출 차량과 해외 생산 판매 차량의 상반기 ASP는 승용·RV 모두 증가했다. 해외 완성차의 경우 승용차는 작년 상반기 3424만원에서 3525만원으로 101만원 올랐고, RV는 같은 기간 3756만원에서 3952만원으로 196만원 인상돼 승용보단 RV 가격 인상 폭이 크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출 및 해외생산 부문의 차급별 가격변동 현황은 각 지역별로 환율을 적용한 단순 평균가격"이라며 "올 들어 미국 시장뿐 아니라 해외 지역에서 판매된 승용·RV의 판매가격은 작년보다 인상됐다"고 말했다.

당장은 미 자동차 시장이 저유가 기조 지속으로 고부가 차량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미 중앙은행(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차 시장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자동차 할부 구매 의존도가 60~70%에 달하는 미국은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경우 신차 구매자 부담은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 다만 고가 모델은 부유층 소비자가 많이 구매하는 만큼 금리 영향이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제네시스는 대중차보다 금리 인상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보단 제품력과 마케팅이 앞으로 제네시스 판매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MK '현장 경영' 나서…고가차 시장 고삐 죈다

정몽구 회장의 이번 북미 출장 효과도 향후 고가차 시장 확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현대·기아차는 정 회장이 미국 출장 기간에 고급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 차량의 판매 확대 및 역량 강화를 주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번 주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미국판매법인과 딜러 점을 방문에 이어 기아차 멕시코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하반기 북미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차 시장이 활기를 띄는 미국에서는 판매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4분기 딜러 인센티브 조정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올 11월 미 시장에서 고가 차량으로 분류되는 3만 달러 이상 승용차 시장에 신형 그랜저(미국명 아제라)를 투입한다. 그동안 큰 성과를 내지 못했던 그랜저는 현대차가 다시 한 번 미 중산층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우는 모델이 될 전망이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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