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벨레상스 호텔 재개발해 역삼동 '랜드마크'로 만들겠다".. 이상준 SLI 대표

입력 2016-09-06 11:15
벨레상스 호텔 재개발 사업 디밸로퍼 이상준 SLI 대표. VSL코리아 신흥우 회장 사위, 글로벌 VC BRV에서 성공 거둔 30대
"삼부 3세 조창연씨, 윤 BRV 파트너와 개인적인 인연으로 사업 시작한 게 맞지만, 철저히 수익성 고려해 시작"
"VSL의 '포스트 텐셔닝' 신공법으로 건설. 층고 높아 오피스 빌딩으로선 경쟁력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과 입주 협의 중. 리테일도 고급화로 승부" "호텔 직원 체불임금 해결, 새로운 호텔에 고용승계할 뜻도"


이 기사는 09월02일(05:0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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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발사업 부실로 자금난에 빠진 삼부토건은 2011년 회사 주요 자산인 서울 역삼동의 벨레상스 호텔을 매물로 내놨다. 11차례에 걸친 공매 끝에 지난 4월 중견 토목·건설사 VSL코리아가 낙찰자로 선정됐다. 중견 토목·건설 업체인 VSL코리아는 부동산 개발 분야에선 다소 낯선 이름이었다.

이 사업은 현재 VSL코리아 신흥우 회장 사위인 이상준씨(사진)가 만든 부동산개발회사(디벨로퍼) SLI가 맡고 있다. SLI의 대주주이기도 한 이 대표는 1980년생이다. 구본무 LG회장 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파트너와 함께 미국과 한국 벤처투자(VC) 업계에서 활동하면서 다수 초기·성장 기업에 투자해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사업은 쉽지 않았다. 젊은 나이에다 VC업계 출신이다보니 돌아오는 시선부터가 싸늘했다. SLI에 호텔 원 소유주인 삼부토건 3세인 조창연씨도 고문 직함으로 참여한 적이 있어 판매자가 구매자가 같다는 '파킹딜' 의혹이 일었고 이 대표가 윤관 BRV 파트너와의 친분 때문에 사업의 배후에 범 재계 자금이 모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31일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가 실패 리스크를 지고 있다는 점에서 벤처 투자와 부동산 개발업의 본질은 같다고 보고 사업을 시작했다"며 "기존 벨레상스 호텔과 삼부빌딩을 허물고 해당 부지네 호텔 리테일 오피스가 섞인 38층 쌍둥이 복합 빌딩을 짓겠다"고 말했다. 또 "새로 지어질 건물을 테헤란로의 랜드마크 빌딩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데도 직접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인맥을 통해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 일답.

▷윤관 파트너와의 관계는? 윤 파트너가 돈을 넣는단 얘기가 있는데.
"미국 스탠포드 대학 졸?후 2008년 윤 대표의 BRV에 합류했고 미국과 한국에서 함께 활동했다. 현재도 'BRV 상무'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윤 파트너가 아직 투자자로 참여할지 확정되지 않아 말하긴 곤란하지만 디벨로퍼로선 (윤 파트너가) 참여한다면 좋은 일이다."

▷파킹딜 의혹과 재계 자금이 있다는 얘기가 도는 등 논란이 많은데.
"디벨로퍼로서 기존 인맥을 동원해 자금을 모으는 건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만약 미국에서 이같은 사업을 진행했다면 별 얘기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게 된 이상 감내해야할 일이라고 본다."

▷조창연 전 고문과의 관계는?
"조 전 고문과 윤 대표와의 인연으로 이 딜을 알게 되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검토 끝에 수익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현재로선 조 전 고문은 SLI와는 더이상 관계가 없다."

▷자금 모집 규모는?
"총액 1조3500억원 중 마지막 관건이었던 후순위 대출 1500억원도 잠재 투자자를 다 모았다. 투자자의 윤곽이 나온 상태다. 하지만 최근 대주단과의 협의를 거쳐, 자금 납부 마감일을 기존 9월 6일에서 10월 6일까지로 한달 더 늘려달라는 신청을 했다. 명도 변경 이슈와 노동조합과의 협의 문제가 남아있어 택한 조치다."

▷자금 모집에 이 대표가 직접 뛰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자금을 넣기로 한 보험사와 은행의 최고투자책임자들이 마지막 의사 결정을 앞둔 시점에서 '도대체 SLI 대표가 누군가'라며 만남을 요청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초짜'로 여기겠지만 투자자들과 만나면서 의구심을 많이 해소시켰다고 본다."

▷건설 계약은?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컨소시움과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원 소유주인 삼부 측의 차압 문제로 호텔 직원들은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고, 노조는 '멀쩡한 호텔을 부술 이유가 없다'며 재개발 사업 자체에 반발하고 있다.
"현재로선 호텔이 낡고 노후해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본다. 직원들이 받지 못한 임금 문제를 기존 사업주를 대신해 해결해주고, 재개발 시 고용도 보장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노동조합에 전달했다. 도의적인 차원에서 조합원들의 생계 보장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투자자 대부분도 동의한 부분이다."

▷구체적인 재개발 계획은?
"오피스, 호텔, 리테일이 포함된 '고급 복합빌딩'을 지향하고 있다. 각각의 부문에서 임차인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가 끝날 즈음인 2020년께가 되면 테헤란로 일대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주변 건물들이 건설 후 20년차에 속속 도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건물은 주변 상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고, 고용 창출효과도 클 것이라고 본다."

▷현재 오피스 공실률이 높아진 가운데, 임차인을 채울 방안은?
"대기업 사무실 위주로 입주 논의를 하고 있다. VSL코리아가 기술을 보유한 '포스트 텐셔닝 신공법'을 활용해 건물 층고를 기존 건물의 2.7~2.8m 보다 높은 3m 안팎으로 만들 계획이다. 주변 빌딩 대비 층별 공간이 넓은 편이라 오피스 빌딩으로선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호텔과 리테일은?
"현재 글로벌 호텔 체인인 만다린 오리엔탈과 로즈우드 등과 입주 논의를 하고 있다. 테헤란로 방향 빌딩 꼭대기의 7~8층을 6성급 이상의 최고급 호텔로 조성할 계획이다. 리테일 부문에선 SSG(신세계), 현대그린푸드 등과 위탁 경영에 관한 협의를 하고 있다."

▷건축 허가는?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해 계획안을 제출했고, 순조롭게 통과될 것으로 본다. 삼부토건빌딩과 벨레상스호텔 등이 김수근 건축가의 작품인 만큼, 원래 디자인을 새로운 건물에 접목해 재탄생 시키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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