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호 상징 판다 '멸종위기종' 딱지 뗐다

입력 2016-09-05 21:01


(박근태 IT과학부 기자) 지구상에 1850여마리만 살고 있어 자연보호 상징으로 알려진 자이언트 판다(사진)가 만년 ‘멸종 위기종’ 딱지를 뗐다. 반면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아프리카 고릴라는 새롭게 멸종 위기종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4일(현지시각) 중국의 대나무 숲에서 사는 자이언트 판다가 중국 정부 보호노력 덕분에 개체수가 늘면서 멸종 위기종 등급 에서 취약종으로 분류됐다고 발표했다. 취약종 등급은 IUCN이 분류한 멸종 등급 중 중간 단계로 여전히 보호가 필요하지만 ‘위기종’과 ‘멸종 임박종’,‘야생상태 멸종’,‘완전 멸종’보다는 위험성이 낮은 단계다.

IUCN에 따르면 중국 정부 보호 노력 덕분에 2003년 1600마리로 추산되던 중국 내 자이언트 판다 숫자는 해마다 17%씩 증가해 1864마리로 늘었다. 중국에는 현재 67개 보호 지역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자이언트 판다 개체 증가 요인으로 1980년대까지 성행하던 밀렵 감소, 동물 보호 지역 확대를 꼽았다. 지네트 헴리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수석부의장은 “자연보호 상징처럼 사용되던 판다에 좋은 날이자 우리 인간들도 짜릿한 전율을 맛 보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자이언트 판다와 함께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던 티베트 영양 역시 개체수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티베트 영양은 지난 수십년간 털을 얻기 위해 도살이 자행됐지만 최근 보호 노력으로 일부 종들은 위기종 단계보다 낮은 위협종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에서 일부 동물들이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는 반면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 서식하는 고릴라는 멸종 임박종으로 지정됐다. 아프리카 동쪽인 우간다, 르완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열대 우림에서 서식하는 이 고릴라는 몸집이 가장 큰 포유류 중 하나다. 이들은 지난 20년에 걸쳐 70%나 줄었다. IUCN은 1990년대에 시작된 르완다 내전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뿐 아니라 야생에서 성행하는 밀렵과 이들 동물의 고기를 먹는 습성이 개체수 감소를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아프리카 중서부 지역에 사는 그라우어 고릴라(사진)의 경우 1994년 1만7000마리에서 지난해 4000마리까지 감소했다. 보르네오 오랑우탄과 수마트라 오랑우탄 등의 유인원도 멸종 임박종으로 분류돼 있다. 이번 보고서는 광범위한 외래 침입종이 멸종을 촉진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하와이의 경우 415종에 이르는 자생식물 가운데 87%가 멸종 위협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자이언트 판다 등 일부 멸종 위기종에서 벗어난 동물 역시도 여전히 위협 단계로 분류돼 있다고 했다. 여전히 보호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IUCN이 정기적으로 멸종 단계를 평가하는 지구상 생물은 8만2954종으로 이 가운데 2만3928종이 위협을 받고 있다. 첫 평가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855종이 멸종했고 더는 자연에서 보지 못하고 동물원이나 연구소에서 관리하는 자연상태 멸종 등급을 받은 생물종은 68종에 이른다.(끝) /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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