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 제안, 유럽에서 처음으로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소녀상' 건립

입력 2016-09-05 15:19
경기 수원시는 오는 12월10일 유엔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 맞춰 국제자매도시인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다고 5일 발표했다. 프라이부르크의 소녀상은 유럽에서는 처음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날 월례조회에 "독일 프라이부르크 중심부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기로 프라이부르크 시장과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염 시장은 그러면서 "유엔이 정한 제68주년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에 현지에서 건립행사를 가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프라이부르크의 소녀상 설치는 지난달 31일 염 시장이 디터 잘로몬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설치장소와 건립시기 등 후속조치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로 이뤄졌다.

평화의 소녀상은 시민들의 많은 프라이부르크 시내 중심부에 건립하며 건립시기도 평화와 인권, 역사의 상징인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기억으로 되새기는 의미에서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 맞춰졌다.

소녀상 건립 논의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그동안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둘러싸고 미국과 호주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일본측의 조직적인 방해활동이 있었다. 염 시장은 이같은 사실을 프라이부르크 시장에게 전했다.

이에 프라이부르크 시장은 일본정부나 극우단체들의 반발이나 압박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이부르크의 소녀상 건립은 지난 5월 염 시장이 디터 잘로몬 시장에게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제안을 담은 친서를 보내며 시작됐다.

염 시장의 이같은 제안에 잘로만 프라이부르크 시장은 "수년 간, 우리 프라이부르크 시는 여성의 권리 증진과 양성평등을 위해 다양한 정치적 활동과 캠페인을 벌여왔다"며 "자유의 상징이자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자는 의미에서 프라이부르크 시에 소녀상을 건립하자는 염시장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화답했다.

수원시와 프라이부르크는 지난해 11월 4일 도시혁신 분야 교류 등을 위한 자매결연을 체결하면서 급속히 가까워졌고 소녀상 건립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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