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 디자인 <164> 어떻게 되겠지…'무한 긍정'은 노후 준비의 독이다

입력 2016-09-04 14:39
사람은 누구나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당장은 상황이 어려워도 미래만큼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게 인간 심리다. 몇 십년 뒤의 노후도 마찬가지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서 서울과 경기에 거주하는 30~40대 부부 200쌍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3%가 은퇴 후 생활이 그럭저럭 살 만하거나 여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풍요로운 노후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 뉴욕대 심리학과 교수인 가브리엘 외팅겐은 ‘무한 긍정의 덫’이라는 책에서 무한 긍정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면서 우리가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외팅겐에 따르면 낙관주의는 무슨 일이든 아무 탈 없이 잘 될 거라고 믿게 하며, 점차 그 일이 이미 이뤄졌다고 착각하게 한다. 그러다 보면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노력을 게을리하게 된다.

지나치게 긍정적인 사고는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장애물을 과소 평가하거나 아예 발견하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이렇게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시작하면 위기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없다. 외팅겐은 원하는 목표가 있다면 소망(wish)을 생각하고 소망을 달성했을 때의 즐거운 결과(outcome)를 떠올리라고 조언한다. 또 장애물(obstacle)을 늘 염두에 두고 그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계획(plan)을 세우라고 말한다.

이 WOOP 전략을 은퇴 이후의 노후생활과 연결지어 보자. 노후가 풍요롭다는 말에는 여러 의미가 있지만, 주로 가족이 화목하고 경제적인 문제로 행동에 제약을 받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기 위한 계획을 미리 세우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특히 많은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적인 문제와 관련해 생애주기별로 어떤 일이 생길 수 있고, 그때마다 얼마를 지출할 것인지 계획해봐야 한다. 혼자서 하기 힘들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예를 들면 자녀 교육비처럼 매월 지출하는 항목과 대학 입학금처럼 한 번에 목돈이 나가는 항목은 각각 구분해 생각해야 한다. 노후생활에서도 매월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생활비와 아플 때 한꺼번에 지출하는 의료비는 따로 나눠서 준비해야 한다.

복권에 1등으로 당첨되려면 일단 복권부터 사야 한다. 노후 준비도 마찬가지다. 무턱대고 장밋빛 노후를 기대하기 전에 어떤 장애물을 넘어야 하고 무사히 넘기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부터 따져보자.

최은아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