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을 만나다
삶의 문제 주민 스스로 해결
'마을 민주주의' 8개 동 시범 도입
[ 김동현 기자 ]
김영배 성북구청장(사진)은 대학생 등 청년을 위한 사업에 유독 관심이 많다. 성북구에서는 학생과 주민의 행복을 따로 생각할 수 없어서다. 관내에는 고려대 국민대 성신여대 등 8개 대학이 밀집해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대문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김 구청장은 2일 삼선동 집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청년 문제의 핵심은 주거 부담과 일자리 해결”이라며 “도전하는 청년들이 꿈을 꿀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요즘은 대학가에 창업지원센터와 작업공간 등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캠퍼스타운’ 사업을 서울시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성북구는 서울시와 함께 고려대 주변 민간 하숙집을 대상으로 ‘하숙 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구청 인증을 받은 ‘상생 하숙집’은 서울시의 시설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받는 대신 하숙비 인상을 자제한다.
청년 주거복지 사업인 ‘도전숙’도 그의 작품이다. 도전숙은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해 지은 공공 임대주택이다. 잠을 잘 수 있는 원룸은 물론 회의실·카페·공동세탁실까지 갖춘 주택으로 재작년부터 현재까지 네 채를 지었다. 김 구청장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청년들이 관내에 많다는 것을 알고 기획했다”며 “현재 53곳의 1인 기업이 둥지를 틀었고 2018년까지 열 채를 지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월곡동에 지을 예정인 ‘성북 창조인빌(126가구)’은 예술인과 창업 준비생을 위한 임대주택이다.
김 구청장은 아동복지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어린이친화태스크포스(TF)팀’(2011년)을 꾸리고 어린이 권리선언문(2012년)을 만드는 등 소외되거나 학대받는 아동 보호에 나서고 있다.
김 구청장은 2010년 민선 5기로 당선됐고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남은 임기 중 ‘마을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이 자신의 삶의 중요한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동별로 ‘마을 총회’ 등을 거쳐 현안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김 구청장은 “마을 총회에는 무작위로 선정한 주민들이 참석하는데 1000여명이 참석한 총회가 열리는 등 반응이 뜨겁다”며 “현재까지 8개 동에 시범적으로 도입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