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포켓몬 고, 게임을 넘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입력 2016-09-02 16:24
"


일본에서 제작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포켓몬스터’ 제작사 닌텐도에서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를 출시했다. 돌아다니면서 포켓몬을 잡는 게임 방식은 기존과 별다를 게 없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증강현실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걸어 다니면서 포켓몬을 잡고 체육관을 직접 찾아가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는 만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면서 ‘나도 포켓몬 마스터가 되고 싶다’는 환상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요소가 됐다. 어렸을 적 꿈을 실제로 이룰 수 있게 됐다며 직업을 그만두고 포켓몬을 잡으러 다니는 사람들도 생겨나는 상황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속초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밖에 포켓몬 고가 실행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덕분에 속초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속초에 있는 맛집이나 피서지 등은 몰려드는 손님으로 높은 매출을 올리는 중이라고 한다. 속초시장이 SNS에 감사 영상을 올렸을 정도다. 게임 하나가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도 이 정도인데, 외뮌?포켓몬 고 때문에 길거리 모습이 더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다른 플레이어와 배틀을 할 수 있는 포켓몬 체육관이 있는 곳에서는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면서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 보이곤 한다. 밤에 거리를 배회하는 흑인들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관이 다가가 보니 포켓몬 고를 하는 중이어서 경찰관도 함께 포켓몬을 잡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또, 포켓몬 체육관이 위치한 가게 등에서는 이를 홍보하면서 손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한다.

물론 포켓몬 고가 좋은 영향만 가지고 온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화면만 보면서 걷다가 교통사고 등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그런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포켓몬 체육관의 위치가 랜덤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도 있다. 하필이면 어떤 사람이 거주하는 주택이 체육관으로 지정돼 거주자가 집 주변에 사람들이 계속 서 있다고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체육관으로 지정된 한 교회는 예배에 참여하려는 신도보다 포켓몬을 잡으러 온 사람이 더 많아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한다.

포켓몬 고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가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게임 하나에 불과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며 기뻐하기도 한다.

또 지역 경제와 사회적 분위기가 개선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부정적 영향들은 회사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도 함께 노력해서 고쳐가야 할 것이다.

김나영 생글기자 (장평중 3년) kkim9272@naver.com


교정을 떠나시는 교장 선생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지난달 25일 한광고등학교(경기 평택)에서 이진해 교장 선생님의 퇴임식이 있었다.

선생님은 학창시절 외교관이라는 꿈을 가지고 영문과에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대학 생활 중 진로를 변경해 1978년부터 영어 교사로 임용돼 약 38년6개월간 교정에 몸담으셨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선생님은 교육자로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과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참교육을 목표로 사명감을 가지고 교직생활에 혼신을 다하셨다. ‘사람을 길러주고 나의 꿈을 대신 이루게 해줄 것이다’라는 사명으로 이 기간 동안 많은 학생을 접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여러 교훈을 학생들에게 전해주셨다.

교장 선생님은 교사가 먼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줄 때 비로소 꿈과 희망이 피어난다고 말씀하셨다. 이 때문에 한광고교 모든 학생에게 1학년 때는

꿈을 심어주고 2학년에게는 꿈을 가꿔주고 3학년 때는 꿈을 실현시켜주는 교육을 하자는 모토를 정하고 몸소 실천하셨다. 또한 선생님은 올바른 인성이 바탕이 될 때 지성이 빛을 내는 것이라며 인성 교육의 중요성을 수차례 언급하셨다.

학과 공부 외에 청소년들이 신체단련, 자기계발, 봉사 및 탐험 활동을 통해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자신 및 지역사회와 국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삶의 기술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동아리 활동과 봉사활동도 중요하게 여겨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아직 진로를 정하?못하거나 뚜렷한 목표 없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먼저 진로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스스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격려해주셨다. 모든 학생들에게 “큰 꿈을 품어야 꿈을 이룰 수 있다”면서 꿈이 있어야 인생의 방향을 정할 수 있고 사회에 나가서도 만족할 수 있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 또한 전국 어느 학교 학생 누구나 학교에 대한 자긍심, 자부심을 가지고 긍정적 자세로 지역 사회를 바라봐야 한다고 하셨다.

‘아는 것이 힘이다’보다는 ‘아는 것을 실현해라’가 더 무겁고 힘든 일이지만 무엇보다 꿈을 향해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좋은 습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알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 학업뿐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자세라고도 말씀하셨다.

퇴임 소감이 어떤지 여쭤봤다. “교직에 있으면서 많은 학생과 함께 많은 일을 겪으면서 보람도 느끼고 교사에게 최고의 자리인 교장까지 올랐으니 매우 행복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쉽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으셨다. 40년 가까이 참교육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신 이진해 교장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채준기 생글기자 (한광고 1년) chjuki8776@naver.com


오늘을 사는 당신의 인권 감수성은?

지난 5월 한 회사가 생리대값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온라인 상에서는 자신이나 주변 사람의 어려운 사정을 털어놓으며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글들이 빗喪틈?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수건을 깔고 집에 누워 있어야 했다는 중학생, 보건실에서 생리대를 무료로 받아 쓰면서 보건교사가 집안 형편을 알게 될까 봐 걱정했다는 한부모 가족의 소녀 ….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충격에 휩싸였다.

많은 여성이 앞다퉈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은 이번 사건은 시민들에게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열악한 생활 환경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대해 그저 ‘알고만’ 넘어가서는 안 된다. 존엄성을 잃은 채 살아가는 이들을 저소득층 혹은 한부모 가족 청소년의 틀에만 가둬놓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매체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기자는 6월27일 수원시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을 통해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생리대 지원 정책을 시행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복지란 가장 기본적인 생계만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것까지도 포함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한 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집안 형편을 걱정해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으니 반드시 물품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안했다. 이후 7월 8일 수원시 여성정책과 건강가정팀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기자의 제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긍정적인 답신이 왔다. 그리고 8월 22일, 수원시에 거주하는 만 10~18세에 해당하는 저소득 한부모 가족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6개월분의 위생용품을 지원한다는 공지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인권감수성’이란 말이 있다. 나와 다른 상황의, 나와 다른 조건에 놓인 누군가의 문제를 보았을 때 보다 예민하게 반응할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당연한 말이라서 종종 잊기 쉽지만, 타인의 어려움을 내 문제로 여길 때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이웃들이 겪는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말자. 그런 이들이 존재하는 사회를 불편하게 느끼자.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행동하는 시민이 되자. 우리 모두에게 묻고 싶다. ‘우리의 인권감수성은 어디쯤에 와 있는가?’

김도현 생글기자 (수원다산중 1년) ggumtree1016@naver.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