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새의 오페라 여행
금난새 지음 / 아트북스 / 376쪽│2만5000원
[ 김희경 기자 ]
오페라는 4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21세기 대중은 그 어느 때보다 오페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극장 공연뿐만 아니라 DVD, 유튜브, 인터넷 라디오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오페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오페라를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렵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문턱에서 서성이기만 하는 것이다.
《금난새의 오페라 여행》은 오페라의 탄생부터 음악적 특징, 줄거리, 아리아 가사까지 오페라 감상을 위해 필요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종합 안내서다.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의 결혼’ ‘라 트라비아타’ ‘라보엠’ 등 유명한 오페라 9편을 소개하며 독자들이 보다 쉽게 오페라의 세계에 빠질 수 있도록 이끈다.
저자는 마에스트로 금난새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사진)이다. 그는 독자들의 ‘첫 오페라 선생님’을 자청한다. 수많은 무대를 통해 끊임없이 청중을 만나온 저자는 사람들이 오페라를 두려워하는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친절한 ‘오페라 입문 가이드’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
그는 오페라에 대해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는 주요 원인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우선 너무 화려해 보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장르로 인식한다. 이탈리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으로 된 오페라 가사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자막이 있어도 벅찬 느낌이 든다. 또 성악가들의 과장된 창법이 대중음악에 익숙한 일반인에겐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오페라가 오랜 시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오페라는 기쁨과 슬픔, 사랑과 증오 등 인간의 감정을 극대화해 표현한다. 음악뿐만 아니라 문학(대본), 연극(연출, 연기), 미술(무대장치, 의상)이 모두 한데 어우러져 이를 담기 때문에 어느 장르보다 생동감이 넘친다.
오페라를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선 줄거리를 미리 상세히 알고 가는 것이 좋다. 저자는 “영화와 달리 내용을 먼저 알고 인간의 내면에 대해 깊이 연구한 뒤 보면 더 좋다”며 “무대마다 새로운 해석이 가미되기 때문에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