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세계 첫 '말 테마파크' 문 열어…한국마사회, 국민 레저기업 될 것

입력 2016-08-31 18:16
현명관 회장 기자간담회

과천에 '위니월드' 조성
연간 방문객 100만명 예상

세계 최대 전광판도 도입
11일엔 '경마올림픽' 개최


[ 최진석 기자 ] “말 테마파크를 열고, 국제경주도 개최해 한국마사회를 국민 레저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75·사진)은 31일 본사가 있는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현 회장은 “9월 국내 첫 ‘경마올림픽’인 코리안컵이 열리고 세계 최초 말 테마파크인 ‘위니월드’가 문을 연다”며 “9월은 한국마사회가 국민 레저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거리·놀거리 갖춘 테마파크로

위니월드는 경마장 내 8만9100㎡(약 2만7000평) 부지에 조성한 말 테마파크다. 현재 막바지 공사 중이다. 현 회장은 “아이들을 위한 승마학교, 말 박물관, 베이커리 등 10개 마을 44개 체험공간으로 구성했다”며 “자동차 극장, 레스토랑도 있어 가족은 물론 연인도 야경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니월드는 이달 중순부터 시범 운영한 뒤 9월 말 전관 개장할 예정이다. 한국마사회는 이곳에 연간 10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 회장은 이날 처음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디지털 전광판, ‘비전127’을 공개했다. 가로 127.2m 세로 13.6m, 5036인치 크기의 초대형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이다.

현 회장은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로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 중”이라며 “경주 상황을 생중계하고 음악축제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레저 행사에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가 없는 평일에는 경마장을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 장소로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현 회장은 마사회를 국민레저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경마가 시작된 1922년부터 94년간 ‘경마=도박’ ‘한국마사회는 없어져야 할 조직’이라는 뿌리 깊은 인식이 남아 있다”며 “비전127과 테마파크를 통해 경마장을 누구나 놀러오고 싶어하는 축제의 공간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총상금 17억원, ‘경마올림픽’ 개최

지난해 한국 경마시장 규모는 7조8000억원으로 세계 7위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한국 경마는 국제무대에서 변방 취급을 받으며 오스트리아 폴란드 네덜란드 등과 함께 ‘파트3’ 국가로 분류됐다. 파트3는 경마를 시행하는 100여개 국가 중 중진국에 해당한다.

현 회장은 2013년 취임 후 “경마의 품격을 높여야 한다”며 이듬해부터 승격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 7월 스웨덴 싱가포르 덴마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파트2로 승격됐다.

현 회장은 “국가로 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것과 비슷하다”며 “한국 경마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 경주마와 경주 수출이 탄력받아 말산업이 성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는 오는 11일 총상금 17억원을 내건 ‘코리아컵’을 개최한다. 영국은 물론 싱가포르, 아일랜드, 프랑스, 아랍에미리트(UAE), 홍콩, 일본 등 경마 선진국 8개국이 참여하는 ‘경마올림픽’이다. 참가국 대부분은 최상위 등급인 파트1에 속해 있다. 이 대회는 1200m 단거리 ‘코리아스프린트’와 1800m 장거리 ‘코리아컵’ 등 2개 경주가 열린다.

현 회장은 “세계 경마계 인사를 대거 초청해 달라진 한국 경마의 위상을 보여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설 개선, 문화 콘텐츠 접목 등을 병행해 경마가 건전한 가족 스포츠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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