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대 45만t 생산공장 준공…동남아 시장 공략 나서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 태국, 도요타·닛산·포드에 공급
중국 등에 해외공장 신설…1000만t 판매체제 구축
[ 정지은 기자 ]
포스코가 세계 자동차 강판 시장 1위를 목표로 태국에 생산기지를 세웠다. 다섯 번째 해외 자동차 강판 공장이다. 더 이상 철판만 만들어선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자동차 강판 시장 세계 2위인 포스코는 2018년 이후 1000만t 생산규모를 갖춰 1위 아르셀로미탈을 넘어서겠다는 전략이다.
◆태국 최대 자동차강판 공장 세워
태국 수도 방콕에서 남동쪽으로 100여㎞ 떨어진 라용주 아마타시티산업단지. 중심부에 커다란 ‘포스코’ 간판이 보인다. 포스코는 31일 이곳에서 자동차 강판을 주로 만드는 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CGL)의 준공식을 열고 생산에 들어갔다. 연간 생산능력은 45만t에 달한다. 포스코에 앞서 태국에 강판 공장을 세운 일본 JFE(연 40만t), 신일철주금(연 36만t)보다 큰 규모다. 여기서 생산한 제품은 태국 내 도요타, 닛산, 포드 등에 공급하게 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더 이상 국내에서 성장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태국이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이 커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철강, 조선업은 어렵지만 자동차산업은 10년 뒤에도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며 “강판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강판은 강도는 높지만 무게가 가벼워야 돼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세계 800여개 철강업체 중 20여곳만 생산할 수 있는 고급 강종이다. 그만큼 수익성이 높다. 자동차 강판은 포스코 전체 생산량의 20% 안팎이지만 영업이익 면에선 절반 이상을 담당한다.
◆해외사업 확대…중국 공장 신설도
2014년 9월 착공한 태국 공장엔 총 3억달러(약 3340억원)가 투입됐다. 포스코는 태국 공장을 세계 자동차 강판 1위에 도전하는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현재는 프랑스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2위다.
태국은 연간 200만대 수준의 자동차를 생산한다. 동남아 자동차 생산의 50% 이상이 태국에서 이뤄진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내년 20만대 규모의 설비를 신설할 계획인 데다 일본 완성차업체들도 증설에 나섰다.
포스코가 자리잡은 곳은 반경 30㎞ 안에 GM 포드 등 여러 자동차업체가 있다. 람차방항구와도 가깝다. 포스코 관계자는 “태국 자동차 생산규모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자동차강판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해외 생산시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주요 고객이던 현대자동차가 현대제철의 강판 의존도를 높이고 있어 해외 시장에 사활을 걸어야 할 판이다. 멕시코, 중국, 인도 등에서 자동차 강판 공장을 운영 중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정하지 않았지만 몇 년 내 중국에 45만t 규모의 공장도 신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8년 이후 1000만t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강판을 연 1000만t 이상 생산하는 곳은 세계 1위인 아르셀로미탈뿐이다.
라용=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