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부산국제광고제로 본 마케팅 혁신…"IoT 시대, 대중 마케팅은 끝났다"

입력 2016-08-29 16:31
현장에서

독거노인 안부 TV로 확인
제일기획·KT 캠페인 금상

기술이 맞춤형 마케팅 불러
사회적 가치까지 담아야

부산=이수빈 생활경제부 기자 lsb@hankyung.com


[ 이수빈 기자 ]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누군가의 어머니지만 지금은 홀로 사는 독거노인 138만명. 그들이 보는 TV가 생명의 신호가 될 수 없을까.”

‘KT 올레TV 안부 알림 서비스 캠페인’이 시작된 이유다. 이 서비스는 TV를 올레TV 셋톱박스에 연결해 독거노인의 안부를 확인케 해준다. 24시간 이상 TV가 켜져 있거나 장시간 TV 전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지정된 보호자에게 문자메시지가 전달된다.

제일기획과 KT는 이 캠페인을 통해 노인 고독사 문제의 해결책으로 사물인터넷(IoT)을 제시했다. 제일기획은 “독거노인들이 TV 시청으로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착안했다”며 “노인 고독사 문제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광고캠페인은 ‘2016 부산국제광고제’에서 금상을 받았다.

◆맞춤형 마케팅 해답

올해 부산국제광고제의 화두는 마케팅과 기술의 결합이었다. IoT가 주요 주제였다. 앤 왕 텐센트 부사장, 김범휴 구글코리아 유튜브 콘텐츠 파트너십 부장 등이 세미나를 통해 기술과 광고마케팅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왕 부사장은 “IoT 시대 소비자들의 수요는 파편처럼 흩어져 있어 더 이상 대중 마케팅으로는 효과를 얻기 힘들다”며 “개별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마케팅이 해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스마케팅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다. 맞춤형 마케팅 전략에선 어떤 콘텐츠를 제공할지보다 어떻게 소비자들과 소통할지가 중요하다고 왕 부사장은 강조했다. 소비자의 제품 인지도와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는 게 전통적 마케팅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하나의 콘텐츠를 TV, 인터넷 등 플랫폼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하는 통합 마케팅이 한 가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크리에이티브디렉터(AI-CD, 로봇)를 개발한 마쓰자카 순 매켄밀레니얼즈 창업자는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는 마케팅에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람처럼 AI도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케팅에 사회적 가치 담아야

마케팅의 사회적 참여도 주요 이슈였다.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뿐 아니라 공익적 가치를 함께 내건 출품작에 관심이 쏠렸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마케팅이 단순히 상품을 ?팔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회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주 효모를 이용해 친환경 바이오 연료를 만든 DB익스포트의 ‘DB 익스포트 브루트롤리엄’은 5개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받는 등 모두 15개의 상을 받았다. HS애드의 ‘로보킹 극한청소 도전편’도 사회참여 마케팅으로 은상을 탔다. N서울타워 옥상을 청소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제품의 장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공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경복궁에서 세계 각지에 흩어진 한국 문화유산을 LG 올레드 TV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시한 ‘LG 올레드 TV 다시 만난 우리 문화유산전’을 열기도 했다.

올해로 9회를 맞은 부산국제광고제는 지난 25~27일 사흘간 열렸다. 역대 최대 규모인 63개국 1만8063편의 예선작이 출품돼 최종 본선진출작 1680편이 심사대에 올랐다.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맥도날드에 협업을 제안한다는 내용이 담긴 버거킹 ‘맥와퍼’와 오토바이 가스 배출구에서 방충제가 나오도록 한 ‘모토리퍼런트’ 두 편은 최고의 작품인 올해의 그랑프리로 뽑혔다. 수상작을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는 일본이었다. 한국은 20편의 수상작 중 제일기획이 출품한 KT 라이브 세이빙 TV가 금상을, 이노션의 커브 리얼테스트가 은상을 받았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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