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미국 금리인상] "원·달러환율 1100원대 후반까지 오를 듯"

입력 2016-08-28 18:59
한국 경제 영향은

한은 금리 인하 어려워져


[ 심성미/김익환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화 가치를 절상시키고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미 금리인상이 현실화하면 그동안 급등했던 원화 가치가 달러당 1100원대 후반까지 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13원70전에 마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 금리인상으로 신흥국에 몰린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 ‘패닉’에 가까운 상황이 연출된다면 달러당 1200원까지도 가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며 “그렇더라도 달러당 1100원대 후반까지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한국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이 이르면 9월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국내 주식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국내 상장사 5곳 가운데 하나꼴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는 등 기업 실적이 개선됐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져도 국내 증시가 받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 Fed 의장이 금리인상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자 기준금리 추가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한국은행도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한은은 시장으로부터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하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내외금리 차가 축소돼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 자본이 빠른 속도로 유출될 위험이 생긴다.

신 실장은 “미국이 금리를 연내 두 번 인상한다면 한은으로선 연말까지 추가 인하를 단행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고 이후에도 미 금리인상의 파급효과를 관찰한 뒤 추가 인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성미/김익환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