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미국 대선…분산투자로 불확실성 넘어라"

입력 2016-08-28 13:47
고수에게 듣는다 - 슈테판 뢰벤탈 맥쿼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유럽 최고투자책임자

주식·채권·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투자 지역도 분산시켜야

각국 중앙은행 양적완화 '호재'
유럽·아시아 기업 회사채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주목


[ 김우섭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미국 대선 영향 등으로 정치·경제적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주식 채권 원자재 같은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투자 지역도 유럽 미국 신흥 아시아 등에 분산해야 합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맥쿼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슈테판 뢰벤탈 유럽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결정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로 글로벌 증시가 살아니고 있지만 만약의 리스크(위험)도 줄일 수 있는 멀티에셋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뢰벤탈 CIO는 오스트리아 빈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2008년부터 맥쿼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유럽 CIO를 맡고 있다.

그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고 미국 중앙은행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회사채나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등에서 투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익 성장률이 높은 유럽 기업과 투자 등급 채권은 여전히 관심을 둘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높아질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너스 금리로 접어든 유럽 경제에 대해선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것 같은 기대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반면 유럽 은행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기대 수익률을 크게 낮추고 바뀐 경제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의 영향은 어느 정도로 보나.

“브렉시트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야기한다는 점은 이론이 없다. 시장 전반에서 내놓는 장기 경제 전망과 우려는 과도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불확실성 탓에 기업 투자 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이럴 때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 기회가 될 것이다.”

▷좋은 투자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나.

“통상 저물가·저금리 상황에서 거시경제 불안은 채권 쪽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여기에 글로벌 유동성이 높아져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의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채권, 특히 유럽과 아시아의 투자등급 회사채,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유동성이 낮은 인프라 등 대체투자와 같은 다양한 자산, 다양한 지역에 분산투자해야 한다.”

▷마이너스 금리를 겪고 있는 유럽의 재테크는 어떻게 다른가.

“기대수익률을 대폭 낮추고 여기에 맞는 계획을 짜야 한다. 퇴직금을 은행에 맡겨 생활하려는 은퇴 생활자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보험회사도 수익률을 대폭 낮추고 있다. 수익률이 낮아진 은행 이자를 기대하는 데서 벗어나 주식 등 투자 자산을 다양화해야 한다. 채권과 주식 비율은 50 대 50이 좋다. 다른 자산으로 옮겨갈 때는 최대한 신속하고 과감하게 움직이는 것이 성공적인 멀티에셋 전략의 핵심이다.”

▷하반기 글로벌 투자 시장에 리스크는 어떤 게 있나.

“하반기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위험은 미국 대선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으로 자금이 쏠리고 세계화의 이익이 무시돼 글로벌 투자 환경이 매우 나빠질 것이다. 그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모두 안 될 것이라고 봤던 브렉시트도 현실화됐다. 트럼트 리스크를 이기기 위해선 역시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투자 수단을 하나 말해달라.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투자자가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올리려면 국채보다는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탄탄한 기업의 회사채를 주목해야 한다. 특히 유럽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최소 내년 3월까지 매달 800억유로(약 104조원)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고 추가 양적완화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는 채권 투자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안전한 기업의 회사채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조금 더 수익을 높이고 싶다면 하이일드채권도 눈여겨볼 것을 권한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