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눈', 유한 '암', 녹십자 '혈액'…제약사 벤처 투자 3社 3色

입력 2016-08-25 11:33
국내 제약회사 빅3인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벤처와의 협업을 통해 신약 연구개발(R&D) 비용을 낮추고,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다. 한미약품은 눈, 유한양행은 암, 녹십자는 혈액 분야의 파이프라인 강화하고 있다.

지난 19일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의 종속회사인 제노스코는 유한양행을 대상으로 47억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한양행은 오스코텍과 지속해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오스코텍으로 이전 받아 연구한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YH25448)을 1억2000만달러(약 1340억원)에 중국 뤼신바이오테크놀로지에 기술 수출했다.

제약회사 빅3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 중이다. 바이오기업의 원천 기술을 가져올 경우 상용화나 기술수출을 하기까지 시간이 단축되고 비용도 절감되기 때문이다.

오픈이노베이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유한양행이다. 빈약한 자체 파이프라인을 바이오벤처와의 협업을 통해 보완하고 있다. 특히 시장 규모가 큰 암 관련 파이프라인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오스코텍과는 ‘TH25448’ 외에도 4세대 표적폐암치료제를 공동 연구 계약을 완료했다. 미국 바이오벤처 소렌토와는 합작회사 ‘이뮨온시아’를 세우고,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은 안 질환에 꽂혔다. 지난해 미국 안과전문 벤처 알레그로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국내 벤처 레푸젠과는 인공항체 플랫폼 기술(리피바디)을 개발하고, 안과 및 전신질환(항암, 자기면역)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하기로 계약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뇨, 암 분야에 집중된 한미약품의 미래가치를 안과 영역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GBI 리서치에 따르면 안과질환 관련 치료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9.48%로, 2022년 26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혈액·백신제제 강자인 녹십자는 혈액 관련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녹십자는 바이오 벤처 제넥신과 지속형 빈혈치료제(GX-E2)를, 레고켐바이오와는 항응혈제 'GC2107'을 공동개발 중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미처 집중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며 “GX-E2의 경우 올 초 중국, 인도네시아 등지에 기술 수출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하고 있는 만큼 오픈이노베이션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봤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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