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전류 이용해 금광석 21만톤 찾았다

입력 2016-08-24 09:15


(박근태 IT과학부 기자)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지질 탐사 기술로 전남 해남 지역에서 지하 60~120m에 묻혀있던 금광석 21만톤을 찾아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하 300m 속에 묻혀 있는 금과 은 같은 유용광물의 분포와 밀도까지 파악할 수 있는 광대역 유도분극 정밀탐광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활용해 전남 해남 모이산과 진도 앞바다 작은 섬 가사도에서 21만1283톤 규모의 금광맥을 확인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 정도 규모에서 얻을 수 있는 금의 양은 627.5㎏에 이른다. 시가로는 300억원 어치로 연간 국내 금 생산량인 260㎏의 2배가 넘는 양이다.

아무곳에나 시추공을 뚫었을 때 금이 나올 확률은 20만분의 1로, 금맥을 캐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이전까지 금을 찾는 방법으로는 시추공을 뚫거나 유도분극 탐사라는 땅속에 전류를 흘려보내는 방식을 사용했다. 유도분극 탐사는 직류를 지하에 흘려 보내 땅속 매질의 전기화학적 특성에 따라 생기는 분극현상을 유도하고 이를 측정해 지하구조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10암페어(A) 이상의 높은 전류를 흘려보내야 하고 전자기 잡음이 생겨 최대 깊이 100m 정도까지만 들여다 볼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새 방식은 직류 대신 파동처럼 흐르는 교류를 이용한다. 0.1~1㎐ 주파수를 갖는 넓은 범위의 교류를 이용하기 때문에 광대역 유도분극 정밀탐광기술로 부르는 이 기술은 교류 전류를 지하로 흘려보내 땅속 지질을 더욱 정확하고 정밀하게 탐사할 수 있다. 20m 간격으로 교류를 흘려보내면 전류가 땅속 전체로 확산해 나가면서 금이나 은과 같은 유용 광물과 만나면 지체되는데 여기서 나타난 전압과 저항 특성을 포착해 분포와 밀도를 알아낸다. 기존보다 100분의 1수준인 0.1A만 흘려보내도 300m 깊이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

지질연은 자체 개발한 광대역 유도분극 정밀탐광기술을 중소기업 희송지오텍과 함께 상용 소프트웨어로 개발했다. 올초부터 연간 약 2338톤의 정광(금 255kg)을 생산하고 있는 골든썬주식회사가 운영중인 전남 해남의 모이산 광구와 가사도에서 이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금광맥을 발견했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금광맥은 지표면에서 60~120m 깊이에 분포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금광석 대부분은 지금껏 금광맥이 발견되지 않는 가사도에서 존재가 확인됐다.

삼규 지질연 광물자원개발연구센터장은 “이번에 발견된 금광맥은 경제적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더 깊은 지하에 더 큰 규모의 금광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규한 지질연 원장은 “이번 자원탐사 신기술 개발은 산업에 필수적인 금속광물 탐사 기술을 한단계 진일보시킨 것”이라며 “세계 자원탐사 기술 시장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끝)/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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