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가 만든 잠실 온도차…전셋값 1억 뚝, 매매는 역대 최고가

입력 2016-08-23 18:59
부동산 현장 리포트

투자 심리가 띄운 잠실 집값
"위례 뜨면 잠실은 더 오르겠지"
전용 84㎡ 집값 11억 훌쩍 넘어

전세수요 흡수한 위례 새 아파트
위례 101㎡ 전세 4억대 '잠실 반값'
송파구, 서울서 나홀로 전셋값↓


[ 윤아영 기자 ] 인근 위례신도시(서울 송파, 경기 성남·하남) 영향으로 서울 잠실 주택시장이 울고 웃는 모양새다. 위례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전세 수요가 분산된 잠실 아파트 전셋값은 약세를 보이는 반면 위례의 높은 분양권 가격 덕분에 매매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잠실 일부 단지 매매 시세는 사상 최고가까지 올랐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의 대단지 아파트 엘스(옛 주공 1단지 재건축)의 전용면적 59㎡가 지난달 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2008년 9월 완공 이후 거래된 실거래가 중 최고다. 국민은행 부동산시세 집계에서도 엘스 전용 59㎡ 평균 매매가격(지난 8일 기준)은 사상 최고인 9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엘스 전용 84㎡ 평균 매매가격도 甄?11억2500만원을 기록해 2009년 10월 종전 최고가 11억5500만원에 근접하고 있다. 잠실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리센츠 단지도 전용 59㎡(9억500만원)와 84㎡(11억2500만원) 평균 매매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돌파했다.

잠실 주요 아파트들이 최고 가격을 잇따라 경신하고 있는 것은 위례신도시 아파트에 붙은 1억원 이상의 웃돈(프리미엄) 영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제 생활 기반시설이 갖춰지기 시작한 위례신도시와 주거 여건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잠실 아파트값 격차가 줄어들자 투자자들이 잠실 아파트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위례신도시 전용 84㎡ 호가가 8억원 후반대까지 올라가면서 그 가격이면 자금을 조금 더 보태 잠실 아파트를 사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위례가 갓 지어진 새 아파트이긴 하지만 잠실 주요 단지들도 지은 지 8년가량 된 새 아파트 범주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반면 잠실 전셋값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위례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전세 수요자를 빼앗기고 있어서다. 엘스 전용 59㎡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말 역대 최고가인 7억원을 찍은 뒤 약보합세로 돌아서 이달 6억75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엘스 전용 84㎡ 전셋값은 7억7500만원 내외로 역대 최고가였던 작년 12월 8억5000만원에 비해 9%가량 떨어졌다.

잠실 리센츠 단지 전셋값도 약세다. 올초 8억8000만원 선이던 전용 84㎡ 전세 시세는 이달 평균 8억4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시스템에는 지난달 7억원대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사례도 올라와 있다.

잠실동 L중개법인 대표는 “위례신도시는 101㎡ 전세가격이 4억~5억원대에 불과해 잠실의 절반 가격”이라며 “자녀 교육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하는 수요를 제외한 중장년층 전세입자 상당수가 인근에서 지금보다 넓은 새집에서 거주할 수 있는 위례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례신도시는 2013년 3000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올해도 1만가구 가까운 대규모 입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송파구 전체 전세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대비 지난달 말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29% 하락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내렸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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