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출마 1년 전부터 공약 다듬어 캠프 인사들 정책으로 '입각 경쟁'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은 1776년 건국 이후 240년 동안 민주·공화 양당 구도 아래 선거를 치르고 있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캠프나 공약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캠프는 크게 세 부류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남편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인사와 버락 오바마 정부 인사들이 양대 축이다. 두 행정부에서 모두 일한 인사도 많다.
캠프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수석보좌관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 선임고문을 지낸 존 포데스타 선거대책본부장과 2008년 클린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캠프에서 활약한 로비 무크 선거본부장 주도로 운영된다. 캠프 인력은 100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경제 분야와 외교안보 분야에만 각각 200명이 넘는 인원이 관여하고 있다.
대선캠프는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때인 2014년 6월 자서전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을 출간하면서 가동됐다.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하기 1년 전이다. 이때부터 미국진보센터(CAP) 등 싱크탱크를 주축으로 진보 성향 경제공약이 다듬어졌다. 공약은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집권하면 실행할 정책의 청사진(정강·政綱)으로 발표됐다.
캠프 인사들은 이런 과정에서 정책 아이디어를 치열하게 쏟아냈고, 차기 정부 입각 경쟁도 벌이고 있다. 경제 쪽에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국가경제자문회의(NEC) 의장을 지낸 진 스펄링과 ‘힐러리의 두뇌’로 통하는 니라 탠든 CAP 회장이 재무부 장관 자리 등을 놓고 경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캠프는 지난달 말 전당대회 이후 당 전국위원회(RNC)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트럼프 가족의 목소리가 컸던 캠프에 공화당 인사가 대거 합류해 경제·외교안보·사회 등 각 분야 공약을 손질하고 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