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회사의 취약한 내부통제로 생기는 금융사고와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현재의 준법감시인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회사 자체적인 감시 및 예방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준법감시협의회는 23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준법경영 확립 및 위법성 영업 관행 근절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금융투자업계 임직원 150여명은 “회사의 내부통제 문제로 여전히 임직원 횡령이나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매매 및 채권가격 조정 등의 불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준법감시협의회는 60개 증권·선물회사 준법감시인으로 이뤄진 비영리단체로 지난 2009년 설립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제도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및 시행령은 내부통제에 대해 명확히 정의하지 않아 준법감시인의 권한과 책임의 범위가 모호한 상태다. 이 때문에 감사와의 역할도 일부 겹치고 있다. 이 박사는 “내부통제 개념과 그 책임이 대표이사 및 이사회에 있다는 것을 법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준법감시인인 이학기 상무는 감시·예방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채권 파킹 등 불건전 거래가 의심될 때 이를 알려주는 기능과 금융사고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를 포착하는 기능을 담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내부 제보시스템 운영을 외부에 위탁하고 그 내용을 대표이사가 관리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이 상무는 “최근 파생상품·SPAC·헤지펀드 등 구조가 복잡한 상품까지 나오면서 감시의 사각지대가 늘고 있다”며 “휴대폰 등 사적인 통신수단을 이용한 정보 유출도 통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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