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름 기자 ]
LG전자가 휴대폰사업부(MC부문)의 적자행진을 끊어내기 위해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전략 스마트폰 V20의 공개일을 아이폰7 공개일과 맞춘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출시 전부터 티저 포스터의 문구에서 따온 '듣보폰'이라는 별명이 생기는 등 출시 전 이슈몰이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3일 오후 1시 현재 LG전자는 전날보다 700원(1.34%) 내린 5만1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1분기말 6만2800원보다 17.7% 하락한 것이다.
지난 3월 모듈 교체 방식의 스마트폰 G5를 출시하며 갤럭시와 아이폰에 반격을 노렸던 LG전자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4분기 1530만대를 기록한 LG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2분기 1390만대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져 온 적자 행진도 계속됐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MC사업부에서 1535억원의 적자를 봤다. 홈엔터테인먼트(HE)부문이 3570억원, 생활가전(H&E) 부문이 4340억원의 흑자를 내며 선전했음을 고려하면 MC부문의 부진은 더 뼈아프다.
모바일 부문의 부진에 주가는 내림세로 일관했다. 3월 한 달간 일평균 90만주가 넘었던 거래량도 이달 들어서는 58만주 수준으로 떨어졌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출시돼 좋은 평을 받은 V10의 후속작 V20을 9월 출시, MC부문의 부진을 끊어낸다는 계획이다. 다소 포지션이 애매한 G플렉스를 버리고 V20을 선택, 상반기 G 시리즈, 하반기 V 시리즈 라인업을 구성했다.
LG전자는 스탠드마이크를 형상화한 티저 포스터와 세계 최초의 쿼드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를 탑재, 오디오 폰이라는 콘셉트로 홍채 인식을 내세운 갤럭시노트7에 대항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출시가 상황을 크게 반등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먼저 출시된 갤럭시노트7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데다가 애플의 아이폰7이 V20과 함께 공개될 예정이어서 관심도 역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V시리즈가 G시리즈만큼의 인지도를 갖고 있지 못한 만큼 경쟁사들의 최신작인 갤럭시노트7, 아이폰7과 경쟁하기엔 버거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MC사업부의 수익성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5년 전 1조원 투자를 통한 MC사업부의 부활 계획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대감을 빼고 보면 향후 전망도 밝아 보이지 않는다"며 "플래그십 모델 한두개로 경쟁력이 회복될 것이라는 주장과 기대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들은 LG전자의 MC사업부가 올해 적자 사슬을 끊어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MC부문의 수익성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며 "V20의 출시가 G5의 판매 부진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센터장도 "상반기 MC부문의 비정상적인 영업적자폭은 내부 효율성 제고에 의해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연말까지는 적자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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