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주최 간담회
[ 강현우 기자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사진)는 22일 “경제민주화는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바와 달리 기업을 옥죄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계에선 “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김 대표의 세부 시행 방안은 여전히 기업을 규제하려는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조찬 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는 경제활성화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강연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6월 국회 방문 당시 김 대표에게 요청해 성사됐다.
김 대표가 주장하는 경제민주화의 실체가 무엇인지 듣기 위해 300여명의 기업인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지방 상의 회장들과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박재홍 한화 대표,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가운데 과거와 같은 압축적인 성장 패턴으로는 사회 안정이나 경제활성화를 이룰 수 없다”며 “2025년께 4차 산업혁명이 완성기에 들어가면 많은 중산층이 가졌던 일자리가 대체되고 소득 격차가 더 심화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공정한 룰을 세워야 의지를 잃은 사람들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며 “부자에게 예외를 인정하는 풍토를 용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민주화가 기업인을 옥죄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으며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계에선 여전히 김 대표의 생각에 동의하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김 대표의 상법 개정안 등 세부 시행 방안에는 기업 활동을 과도하게 규제해 시장 질서를 망가뜨릴 수 있는 규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김 대표의 강연은 앞뒤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