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영전략] 삼성그룹, 반도체 등에 17조 투입…독주 체제 굳힌다

입력 2016-08-22 16:32
삼성바이오로직스 10월 상장
글로벌 바이오기업 도약 꿈꿔


[ 김현석 기자 ]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핵심 사업에 수십조원을 쏟아붓는다. 이를 통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고히 하고, 신성장동력인 바이오에선 확실한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액이 작년(25조5200억원)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26조원 이상을 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8조8000억원을 쓴 만큼 하반기 17조원 이상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종전 최대였던 2013년 하반기 14조72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투자는 3차원(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집중된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3D 낸드와 OLED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이 부문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량 증설을 통해 이들 부품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란 관측이다.

최근 PC, 서버의 저장장치가 하드디스크에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전환되면서 낸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48단으로 쌓은 3세대 3D 낸드를 양산 중이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업계의 3D 낸드플래시 램프업(수율 향상)이 지연돼 지난 2분기 삼성에 수요가 쏠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경기 화성의 반도체 16라인 일부를 3D 낸드용으로 전환한 데 이어 화성 17라인 2단계 공장에도 3D 낸드 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하반기 장비를 반입해 연말께 가동할 계획이다. 연말 건물이 완공될 평택 공장(1단계 월 10만장 규모)에서도 3D 낸드를 생산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이곳은 내년 하반기 가동에 들어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패널 생산라인 증설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올초 애플과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용 패널 납품을 위해 충남 아산의 5.5세대 A2 라인에서 월 15만장(플렉시블 포함), 6세대 A3 라인에서 월 1만5000장 규모를 생산해왔다. 애플과의 계약으로 비슷한 규모의 증산이 필요해졌다. 올해 월 6만장에서 7만5000장 규모의 설비를 증설 중이며,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증권은 투자 규모가 내년까지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을 과감히 투자해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 회사는 2011년 설립 후 대대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단숨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분야 글로벌 3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2013년 7월 상업 생산을 시작한 제1공장은 2015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제조 승인을 받고 100% 가동 중이며, 2013년 9월 착공한 15만L 규모의 제2공장은 올 2월 생산에 들어갔다. 2015년 11월 착공한 18만L 규모의 제3공장이 2018년 완공되면 세계 최고 효율·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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