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국경절 연설 도중 현기증 증세 비틀거려 … 20분 중단 후 재개

입력 2016-08-22 06:41

리셴룽(64) 싱가포르 총리가 21일 현기증 증세에도 불구하고 2시간 동안 3개 언어로 국경절(독립기념일) 연설을 마쳐 갈채를 받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셴룽 총리는 이날 저녁 싱가포르 기술교육원(ITE)에서 51주년 국경절 기념 연설을 했다. 오후 6시께 연설을 시작한 리 총리는 말레이어로 20여 분, 중국어로 30분 이상 국민 통합과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열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마지막 순서로 영어 연설을 하던 그는 오후 8시30분께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리 총리는 곧바로 테오 치 힌 부총리 등의 도움을 받아 연단에서 내려왔고, 행사는 9시20분께 일시 중단됐다. 그가 연설 도중 휘청거리는 모습은 TV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중계됐다.

싱가포르 총리실은 "장시간 서서 연설하면서 현기증과 함께 고열과 탈수 증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정신을 잃지는 않았으며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후 리 총리는 20분 만에 행사장에 밝은 얼굴로 돌아와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기다려줘서 고맙다. 모두를 걱정시켰다"고 말한 뒤, 최근 각료회의 도중 쓰러졌던 재무장관을 예로 들면서 자신을 포함해 나이가 많은 지도부 승계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차기 총선 직후에는 나의 자리를 물려받을 사람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총리 자리를 물려줄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리 총리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 통하는 리콴유 초대 총리의 장남으로 2004년 취임했다. 리 총리는 막강한 리더십으로 싱가포르를 선진국 대열에 올려 놓은 아버지만큼은 아니지만, 지난 12년간 싱가포르를 무난하게 잘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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