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미현 / 김근희 기자 ]
‘유전자 가위’ 전문 바이오 벤처기업인 툴젠은 지난 6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심사에서 탈락했다. 툴젠이 상장심사에서 탈락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비슷한 조건의 유전자 가위 바이오 기업인 미국 에디타스와 인텔리아는 올해 초 나스닥에 상장돼 시가총액 7000억원 안팎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종문 툴젠 대표는 “전문평가기관 기술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는데도 심사에서 떨어졌다”며 “한국거래소에서 설득력 있는 이유를 내놓지 않아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코스닥 상장 문턱에서 제동이 걸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 들어서는 기술특례 상장을 청구한 바이오 기업 중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데가 한 곳도 없다. 바이오업계는 거래소에서 뚜렷한 심사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연구개발(R&D) 자금을 조달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망 바이오업체들마저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기 바이오 벤처기업들의 ‘돈맥경화’ 현상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바이오분야 벤처캐피털 투자는 3170억원으로 전년보다 8.2% 늘어났다. 하지만 벤처캐피털 투자의 절반 이상은 업력 7년 이상 바이오 기업에 집중됐다. 엔젤투자도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은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이 활발해야 산업 기반이 튼튼해질 것”이라며 “초기 바이오 기업에 특화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미현/김근희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