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분기 가계동향
노후불안에 지출 줄여
소비성향 역대 최저
[ 김주완 기자 ]
올 2분기(4~6월) 가계 평균 소비성향(가처분소득 대비 소비 비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고령화 등으로 향후 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를 억제하는 가계가 점점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6년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평균 소비성향은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낮은 70.9%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다는 뜻이다.
소득이 줄어든 건 아니다. 올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0만6400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만5800원(0.8%) 늘었다. 가구당 처분가능소득(총소득에서 세금, 연금 등의 비소비지출을 뺀 소득)도 351만86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4800원(1.0%) 증가했다.
하지만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9만3600원으로 작년 2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요 지출 항목을 보면 올 2분기 가계의 식료품·비주류음료(-4.2%), 가정용품·가사서비스(-5.1%) 소비는 줄었다. 반면 주류와 담배 소비는 1년 전보다 7.1% 늘었다. 특히 담배는 10.9% 증가했다. 작년 초 담뱃세 인상으로 소비량이 줄었다가 다시 회복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소득은 증가했지만 소비가 정체되면서 가계 흑자액(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102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3만5500(3.6%) 불어났다. 늘어난 소득을 소비가 따라가지 못하는 ‘불황형 흑자’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소비 성향이 낮은 60대 이상 가구주 비중이 늘었고 노후를 대비해 젊은 층에서도 소비를 줄이는 추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유류비 등의 부담이 줄어든 것도 지출 증가세를 둔화시켰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유가 하락 요인을 제거하면 가계 지출이 0.6%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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