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우병우, 결심해야 할 시점"

입력 2016-08-19 03:15
새누리 지도부 첫 사퇴 촉구
우 수석, 조만간 거취표명할 듯


[ 박종필 / 장진모 기자 ]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18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그동안 각종 의혹 제기에도 꿋꿋이 버텨온 우 수석이 최대 위기에 빠졌다. 여권 핵심부에서도 우 수석의 자신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A29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 수석이 검찰에 수사 의뢰된 것을 두고 “우 수석이 대통령과 정부에 주는 부담감을 고려해 자연인 상태에서 자신의 결백을 다투는 것이 옳다”며 “우 수석이 결심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수사 의뢰가 제기된 상황에서 직책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법리상, 국민정서상 불가하다”며 “검찰이 현직 민정수석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특별감찰관의 이번 조치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여당 지도부에서 우 수석의 사퇴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달 말까지도 “우 수석에 대해서는 의혹만 제기됐을 뿐”이라며 “그걸 가지고 그 사람을 물러나라 마라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감찰관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 수석에 대한 감찰 결과를 서면으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으나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청와대 측은 언론에 보도된 이 감찰관의 감찰 내용 유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 참모는 “감찰 내용을 유출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청와대를 흔들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감찰관이 작심하고 우 수석과 정면 대결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이날 밤늦게까지 우 수석 거취 여부 등을 비롯해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여전히 ‘상황을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 지도부에서조차 우 수석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온 만큼 우 수석이 조만간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우 수석이 이미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결심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종필/장진모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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