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16일(17:5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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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매각 중인 ING생명의 본입찰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계 기업들의 국내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일각에서는 매각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의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지난 12일부터 이번주까지 본입찰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인수 후보들에게 12일을 본입찰일로 통보했으나 이들의 입찰 여부가 불확실하자 기한을 더 길게 열어준 것"이라며 "지난달에 이어 두번째 입찰일을 연기한 셈"이라고 전했다. 매각 측은 당초 지난 7월 25일을 본입찰로 정했으나 일부 후보들이 실사 기한 연장을 요청하자 이를 받아들여 지난 12일로 입찰일을 바꾼 바 있다.
본입찰 일정이 계속 지연되는 것은 당초보다 인수전이 흥행하지 못한데다 남은 후보들의 인수 가능성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ING생명의 인수전은 전략적투자자(SI)인 타이핑생명과 そ堅瀏? 재무적투자자(FI)인 JD캐피탈 등 중화권 후보의 사실상 3파전으로 이뤄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드 배치 이후 한-중 갈등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중국 국영기업인 타이핑생명은 입찰을 포기했다.
JD캐피탈의 경우 인수 의지와 자금력은 있지만 FI인 탓에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 심사가 걸림돌이다. 이 회사는 올해 인수를 완료한 홍콩계 생보사 아지아스를 통해 입찰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지아스가 ING생명보다 자기자본이 훨씬 작은 회사여서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때문에 JD캐피탈은 한국계 GP(유한책임사원)를 유치해 함께 입찰하는 방안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싱그룹의 경우도 입찰 여부를 정하지 않았다. 특히 푸싱이 그동안 국내 금융사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막판에 철회한 경우가 많아 이번에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 회사는 예비실사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가장 뒤늦게 참여했으며, 재무 자문 없이 법률자문만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은 이들 외에 1~2곳의 인수 후보가 더 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들이 많이 빠져나간데다 시기적으로 악재가 터져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매각이 되더라도 당초 원하던 가격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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