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의 '문화 오아시스'…6년간 2만2000명 찾아

입력 2016-08-17 17:38
문화가 있는 날, 문화가 있는 기업 (3) 에쓰오일

"지역사회와 이웃사촌 되자"

공덕동 사옥서 매달 무료공연
신청접수 30분만에 마감 '인기'


[ 고재연 기자 ] “처음에는 무료라서 별 볼 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출연진이 정말 괜찮아요. 일상의 오아시스랄까요. 오늘은 직장 동료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수요일)이던 지난달 27일 서울 공덕동 에쓰오일 본사 사옥에서 열린 ‘인디 록 페스티벌’을 보러 온 장미숙 씨(65)의 말이다. 장씨는 “전에도 여기서 심수봉, 추가열, 김세환, 유리상자 등의 공연을 봤다”며 즐거워했다. 공연장인 사옥 3층 대강당 앞은 주먹밥을 먹으며 공연을 기다리는 인근 주민들로 붐볐다.

인디밴드 새소년이 공연을 시작하자 대강당은 작은 콘서트홀로 바뀌었다. 남녀노소가 함께하는 문화의 장이었다. 박수를 치는 노부부 앞자리에서는 입시 스트레스를 풀러 온 고교 3학년 학생들이 환호했다. 갓난아기를 데리고 공연을 보러 온 주부도 있었다. 밴드 ‘나잠 수와 빅웨이브즈’는 “남녀노소, 지구촌이 하나 되는 순간을 기대했는데 그 꿈이 이뤄졌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이 하모니카를 불고 통기타를 치며 ‘불효자는 놉니다’란 노래를 부르자 중년 관객이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구슬픈 노래 가사에 관객들은 앙코르를 외치며 음악에 빠져들었다.

에쓰오일은 2011년 공덕동 신사옥에 입주한 뒤 매달 지역 주민을 위한 무료 공연을 열고 있다. 공연장 350석이 30분 만에 신청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지금까지 열린 72회 공연의 누적 관람객은 2만2000여명에 달한다. 2014년부터는 ‘문화가 있는 날’로 공연 날짜를 고정했다. 대중가수 콘서트뿐 아니라 클래식, 마술, 뮤지컬, 오페라 등 공연 내용도 다양하다.

구기청 에쓰오일 홍보팀 차장은 “기업이 사회적 ‘이웃사촌’이 되자는 목표로 공연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매달 수요일이면 서울 효창동 집에서 걸어서 공연을 보러 온다는 김수신(75)·김영애(72) 씨 부부는 “신청이 마감됐을 때는 뒤에 서서 관람할 정도로 이 공연을 좋아한다”며 “에쓰오일이 주민을 위해 참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에쓰오일은 공연 기획 외에도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영유아 통합 지원센터 ‘시소와 그네’와 함께 공연장 앞에서 주먹밥과 음료를 제공한다. 사옥 앞에서는 ‘구도일 카페’란 이름의 식수대를 운영한다. 주민을 위해 봄~가을에는 생수를, 겨울에는 10곡차와 호박차 등 따뜻한 음료를 제공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에쓰오일 사옥은 마포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며 “매회 색다르고 痴?높은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역사회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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