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이후 분양 물량] 제주도에서 '한달 살아보기' 유행

입력 2016-08-17 16:32
임대시황

새로운 주거문화로 임대료 상승세


교통이 발달하고 소득이 높아지면서 부동산도 지역만의 독창적인 문화 콘텐츠가 결합돼야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서울 홍대 상권이 젊은 세대 문화의 바로미터라면 부산은 국제영화제와 해운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제주도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제주도는 이국적 분위기와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국내 최고 관광지로 손꼽혔다. 몇 년 전부터는 둘레길 열풍이 불었고 제주 국제학교를 중심으로 교육과 자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가족 단위 투자자 및 거주자가 늘었다.

최근에는 ‘제주도에서 한달 살아보기’라는 독특한 주거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한 달간 살아보자는 움직임은 일반적인 여행의 개념을 벗어나 자연에서 ‘슬로 라이프’를 경험하고 힐링의 시간을 보내자는 도시인들의 체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비교적 임대기간이 길어 호텔이나 펜션 등 숙박 시설보다는 임대료가 저렴한 일반 주택에서 제주도민의 생활을 체험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주택 유형도 아파트나 빌라, 원룸 등 다양하며 싱글 또는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 함께 살기도 한다.

다양한 목적과 문화를 통해 주택 수요가 늘면서 제주지역 주택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부동산투자자문 알투코리아가 국토교통부의 주택 실거래가격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전국의 연립·다세대주택 중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서울(2억1000만원)이었고, 제주도가 1억8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2010년 이후 지어진 신축주택은 제주도가 2억40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의 2억2000만원을 앞질렀다.

주택 임대료도 상승세다. 올 상반기 제주도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억6000만원으로 2014년(1억3000만원)보다 3000만원 올랐다. 연립·다세대주택도 2014년 9500만원에서 2016년 1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단독 주택 및 다가구도 2014년 8000만원에서 올해 1억1000만원으로 평균 2000만원 올랐다.

보증부 월세도 아파트는 보증금 4589만원에 월세 49만원, 연립·다세대는 2105만원에 54만원, 단독·다가구는 1529만원에 54만원으로 보증금을 제외한 월세는 주택유형별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숙박이나 체험을 위한 단기 임대가 많아 실제로는 통계보다 임대료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내 지역별로는 제주시청이나 중문처럼 제주도 내 번화가보다는 애월읍이나 조천읍처럼 중심지를 약간 벗어난 조용한 지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거주지로는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건입동, 토평동, 아라이동 등의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혜현 알투코리아 부동산투자자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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