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폭염"…하이모 여름용 가발 '불티'

입력 2016-08-16 19:17
수정 2016-08-17 14:33
매출 비중 첫 20% 돌파


[ 이우상 기자 ] 국내 1위 가발업체 하이모(대표 홍인표·사진)는 2011년 여름용 가발을 처음 내놨다. 두피와 접하는 안감 소재를 한산모시로 쓴 것이었다. 가발은 덥고 답답하다는 고정관념을 깬 제품이었다. 통풍이 잘 됐고 땀 흡수도 탁월했다.

처음엔 생소해하던 사람도 하나둘 이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하이모 관계자는 “2014년 여름 5% 수준이던 여름용 가발 판매 비중이 올여름엔 20%까지 올라왔다”며 “틈새시장 쯤으로 여겨지던 여름 가발이 주력 상품이 됐다”고 말했다.

하이모는 수십년간 큰 변화가 없던 가발에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가발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없애야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12년 5월엔 물놀이가 가능한 가발을 내놨다. 물에 젖었다가 마르면 축 처지는 일반 가발과 달리 머리 모양이 그대로 유지되는 게 특징이다. 자체 개발한 ‘형상 기억 인조모’를 넣었다. 머리의 큐티클 층을 인조모로 재현해 잘 마르고 물에도 강했다. 안감은 항균 처리해 물에 닿틉?세균 및 곰팡이가 번식할 여지를 없앴다. 국내에서 서핑 열풍과 맞물려 판매가 크게 늘었다.

2014년엔 가르마 부분의 안감을 얇게 한 제품으로 공략했다. 두꺼운 안감을 쓴 것보다 땀 흡수와 배출이 훨씬 빨랐다.

지난 6월 가발 안쪽에 바람이 들어오기 쉽도록 한 ‘UV쿨’이란 제품도 내놨다. 안감의 그물망 모양을 육각형으로 설계해 통풍이 잘 되도록 했다. “360도 모든 방향에서 바람이 잘 들게 해 시원한 제품”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 이마와 연결되는 부위는 실제 모발이 자라난 듯한 느낌을 살려 가발인지 모르게 감쪽같이 처리했다.

이런 노력은 실적으로 연결됐다. 2010년 520억원에 불과한 매출은 지난해 7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국내 가발시장에서 1위 입지를 더욱 굳혔다.

하이모는 앞으로 여름용 제품을 추가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푹푹 찌는 여름에도 시원하게 가발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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