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 미니 개각] '탕평 인사'는 없었다…임기 후반 쇄신보다 안정에 초점

입력 2016-08-16 18:51
예상 깬 소폭 개각

'원년 멤버' 중 윤병세만 유임
청와대 비서관 '측근 3인방'만 남아
우병우 민정수석은 일단 신임


[ 장진모/박상익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단행한 개각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선 “야당에 떠밀려 사람을 바꾸지 않고, 한 번 신뢰한 사람은 끝까지 믿고 중용한다”는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성가족부 장관과 정무수석을 지낸 조윤선 전 장관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내정하고, 야당의 전면 개각 요구에도 애초 계획한 3개 부처만 교체했다는 점에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초 ‘원년 멤버’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그리고 김종덕 문체부 장관을 교체키로 하고 후임자를 물색해왔다. 그 와중에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이 불거졌다. 야당 측은 “우 수석을 사퇴시키고 전면 개각을 단행하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여권 내부에서도 국면전환용 개각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3개 부처 외에 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외교부 등도 개각 명단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왔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1일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공개적으로 개각을 거론하며 “탕평인사·균형인사·소수자 배려 인사”를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잘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호남인사 중용 여부가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쇄신용 개각도, 탕평인사도 없었다. 박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조 장관 후보자는 서울 출신이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경북 영양,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경남 진주 출신이다. 되레 영남인사가 한 명 더 많아졌다. 다만 4명의 차관급 인사는 호남(노형욱 국무조정실 2차장), 강원(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충북(박경호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충남(정황근 농촌진흥청장) 등으로 지역 안배가 이뤄졌다. 정황근 청와대 농축산식품비서관이 정부로 이동함에 따라 청와대 원년 비서관은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부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이른바 박 대통령 측근 비서관 3인방만 남게 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병우 수석이 사퇴할 만큼 위법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정치권 공세에 떠밀려 개각 폭을 확대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며 “이번 개각은 임기 후반을 더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관료 중심으로 장·차관 인사를 단행한 것은 국정운영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도 일단 신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사진)은 원년 멤버이면서도 유일하게 유임됐다. ‘오병세(박 대통령 재임 기간 5년 내내 장관직 수행)’라는 말이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진모/박상익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