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12일(04: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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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가 지주사 전환 효과에 힘입어 연일 급등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에 따라 자기자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등 오너일가도 지주사 전환으로 자산가치가 늘어나는 동시에 회사 지배력도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샘표 자산가치 증대
샘표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 오른 6만8700원에 마감했다. 샘표식품은 지난달 1일 지주회사인 샘표와 사업회사인 샘표식품으로 쪼개는 인적분할을 마무리했다. 지난 9일부터 샘표와 색표식품은 분할 재상장되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샘표는 9일과 10일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재상된 이후 3거래일 새 78.2% 치솟았다. 반면 샘표식품은 재상장 첫날에만 6% 올랐고 10일과 11일은 약세를 보였다.
인적분할로 자산가치가 오른 것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1일 기준으로 인적분할 직전의 샘표는 334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자사주는 장부가치 만큼 자기자본에서 차 ㉶求?방식으로 회계처리한다. 자사주 취득은 주주들에게 자본을 돌려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면 기존 자사주 비율만큼의 사업회사 신주가 지주사에 주어진다. 자기자본을 깎아먹던 자사주 일부가 자회사 지분으로 바뀌면서 그만큼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로 지난 7월1일 샘표와 샘표식품의 연결기준 자본총계 합계는 2790억원으로 인적분할 전보다 178억원이 늘었다. 샘표의 자산가치와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박 사장 등 오너일가의 자산도 불어나게 됐다. 박진선 사장(지분율 16.46%)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샘표의 지분은 30.02%에 달했다.
○경영권 분쟁 트라우마 지우나
박 사장 등 오너일가는 지주사 전환으로 20년간 이어졌던 경영권 분쟁 ‘악몽’에서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샘표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PEF)인 ‘마르스1호’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박 사장과 1997년부터 경영권을 놓고 경쟁을 했던 이복동생 박승재 전 사장이 샘표식품 지분 24.1%를 마르스 1호에 넘긴 것이 시발점이 됐다. 마르스 1호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하며 주총 때마다 박 사장 쪽과 표대결을 벌였다. 샘표식품은 2012년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마르스 1호로부터 자사주를 저량 사들였고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됐다.
샘표는 지주비율(자회사 주식 합계액/지주사 자산총액) 50% 이상, 자산 1000억원 이 끌어올리는 등의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샘표가 신주를 발행해 박 사장을 비롯한 샘표식품 주주들에게 지급하고 그 대가로 샘표식품 지분을 받는 주식 스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은 지주사인 샘표 지분율을 대폭 끌어올리고 샘표는 샘표식품의 지분율을 확대하며 ‘박 사장 등 오너가→샘표→샘표식품’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샘표의 샘표식품 지분은 현재 30%에서 6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너가도 샘표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며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남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샘표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의 목적은 경영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정비한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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