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구민 반발로 3년째 표류
이대, 주민들 보상 요구에 '몸살'
홍대, 2심서 승소후 공사 착수
서울대, 2년 만에 허가 받아
[ 김동현 기자 ] 서울 주요 대학이 인근 주민의 반발로 기숙사 신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치구 등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의 반대 민원을 의식해 관련 인허가를 내주는 데 주저하면서 몇 년째 첫 삽을 뜨지 못한 대학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고려대다. 이 대학은 2013년 말 개운산 내 학교 부지(2만5782㎡)에 1100여명을 수용하는 기숙사 신축 계획을 세웠다. 2014년 8월 성북구청에 공원계획변경 신청을 냈지만 3년 가까이 진전이 없다. 관할구청인 성북구청은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보완을 요청했지만 고려대는 보완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전체 재학생(2만여명)에 비하면 기숙사가 턱없이 부족해 학생들 사이에 기숙사 신축 요구가 많다”며 “학교가 부지 소유권을 가진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주민 반대에) 막혀 있다”고 했다. 공원계획을 변경하려면 주민 여론을 듣도록 돼 있는데 1만여명의 주민이 기숙사 택扇?반대하는 서명을 했다. 특히 월세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하숙집과 원룸업주, 해당 부지에서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의 반대가 심하다.
이화여대는 2014년 연면적 6만1118㎡에 이르는 기숙사의 신축허가를 관할구청인 서대문구에 신청했다가 주민 소송을 지켜봐야 했다. 하숙집과 원룸 등을 운영하는 인근 주민들은 당시 기숙사 건축허가를 내준 서대문구를 상대로 건축허가 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말 패소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여전히 주민들은 공사 소음, 먼지 발생 등 민원을 제기하며 시공사에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익대는 마포구청이 주민 반대를 이유로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자 2013년 10월 직접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2심에서 승소한 뒤 올해 6월에야 기공식을 열고 공사를 하고 있다.
서울대는 2014년 낙성대 인근 학교 부지 1만8000㎡에 1000여명의 학생을 수용하는 기숙사 신축계획을 내놨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지난해 착공할 예정이었지만 주민 반대에 부담을 느낀 서울시가 세부시설조성계획 결정 고시를 작년 말에야 내줘 올 3월에야 관악구에 건축허가를 신청해 최근 승인을 받았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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