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청소년 모형자동차 대회 결승 현장
올해 첫 중등부 경기 신설…대호중 카르페디엠팀 우승
현대차 "미래의 고객인 청소년에게 브랜드 알리겠다"
[ 안혜원 기자 ] 지난 12일 경기 성남시 한국잡월드의 1층 로비는 청소년 관중으로 가득찼다. 로비에 마련된 의자에 앉지 못한 사람들이 무대 맞은편에 위치한 계단에까지 앉았다.
이날 한국잡월드에서는 '제5회 현대자동차 청소년 모형자동차 대회'의 결승전이 열렸다. 결승전에 올라온 팀은 경기도 오산 대호중학교의 카르페디엠과 서울 동대문구 대광중학교의 모터챌린지. 결승을 앞둔 양 팀 선수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경기 중반까지 이어지는 팽팽한 접전에 두 팀의 선수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차체의 움직임에만 집중했다. 그런데 갑자기 두 팀 사이에서 탄식과 환호성이 함께 들려왔다.
"파란색의 대광중학교 모터챌린지 차량이 전복됐습니다. 이제 대호중학교 카르페디엠 팀은 완주만 하면 됩니다!"
경기를 중계하던 사회자가 모터챌린지 팀의 차량 전복을 큰 소리로 알렸다. 모터챌린지 팀의 3륜 차량이 코스 중간의 험로 구간을 넘기지 못하고 뒤집어지면서 카르페디엠 팀은 우승 트로피를 거머줬다.
올 6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이번 대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청소년 모형자동차 대회다.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모형자동차로 전용 트랙에서 경주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로는 험로를 운행하는 WRC(월드랠리챔피언십)을 본땄다. 경진대회에 참가하는 모형 차는 대회에서 수로, 경사로, 커브 길 등 총 77m에 이르는 경로를 주행해야 한다.
현대차는 지난 2012년부터 청소년들에게 자동차 개발 과정에 대한 이해와 공학적 사고력을 높이기 위해 이 대회를 진행해왔다. 특히 올해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기존 고등학생 대상으로 운영했던 참가 대상을 중학생까지 넓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5번에 걸쳐 행사가 진행되면서 참여를 원하는 청소년이 크게 늘어나 중학생 대회를 신설하게 됐다"며 "몇백개 팀이 예선에서 경쟁할 정도로 참여 열기가 뛰어났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서 우승한 대호중학교의 2학년생 세 명은 이번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4개월여간 준비했다. 방과 후 늘 김승용 군(15)의 집에 모여 모형 차를 함께 만들었다.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을때는 영어강사인 김 군의 어머니가 참여해 제작 과정을 도왔다.
아이들은 우승 후 대회 준비 기간을 회상하며 "어머니께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향후 자동차 강국인 독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장래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회는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년이 친숙하고 재미있는 소재를 통해 현대차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대차가 2010년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만든 '유스마케팅팀'의 홍보 활동의 일환이다.
유스마케팅팀은 직업체험관인 한국잡월드 현대자동차관을 만들고 서울과 부산 등 모터쇼에서 어린이 고객을 위해 '키즈 존'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장래의 고객인 유소년층에게 현대차를 알리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인 코카콜라, 나이키처럼 어린 시절부터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김민수 현대차 브랜드전략실장은 "이제 자동차 산업은 수소연료전지나 자율주행, 인공 지능. 탄소 섬유 등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산업으로 변모해가고 있다"며 "이러한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주인공은 청소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차도 독일에 연구소가 있는 만큼 우승자들이 장래에 현대차에서 일을 하면 좋겠다"며 "미래의 주인공들이 더욱더 현대차에서 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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