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내역 공개한 힐러리 "트럼프, 뭘 숨기고 싶은가"

입력 2016-08-14 19:02
클린턴 부부 작년 소득 118억원
수입 절반이 강연료…30% 납세

'탈세 의혹' 트럼프에 총공세
힐러리 당선 확률 88%로 상승


[ 워싱턴=박수진 기자 ]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12일 러닝메이트인 팀 케인 부통령 후보와 함께 납세 내역을 전격 공개했다. 납세 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뚜렷해지고 있는 선거판 우세를 굳히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클린턴 후보는 이날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지난해 총 1060만달러(약 118억원)를 벌어 이 중 30.6%인 360만달러(약 39억원)를 소득세로 납부했다는 내용의 납세 내역을 공개했다. 사회보장비와 메디케어(노령층 의료보험) 등에 들어가는 부수적인 비용까지 합하면 실효 세율이 34%에 달한다고 클린턴 캠프 측은 설명했다. 클린턴 부부는 2014년 28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수입은 강연료와 인세, 컨설팅 수수료에서 나왔다. 그중 절반 이상이 강연료였다. 클린턴 후보는 지난해 강연으로 110만달러,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은 440만달러를 벌었다.

클린턴 후보는 공직에서 물러난 첫해인 2013년 970만달러, 2014년 1100만달러를 강연료로 받았지만 지난해 대선 출마 선언 후 유료 강연을 중단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13년 1320만달러, 2014년 1400만달러를 벌었으며 클린턴 후보 대선 출마 후 강연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클린턴 부부는 수입의 9.8%인 100만4000달러(약 11억4500만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케인 부통령 후보와 부인 홀튼 여사는 지난해 31만3000달러(약 3억5000만원)를 벌어 이 중 6만3000달러(20%)를 세금으로 냈다.

워싱턴포스트는 “고액 강연료 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음에도 클린턴 후보가 지난 40년간의 납세 내역을 모두 공개한 것은 트럼프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클린턴 캠프 측은 자료를 낸 뒤 “트럼프는 무엇을 숨기고 싶어 하는가”라고 공세를 폈다.

트럼프 캠프의 제이슨 밀러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인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연방수사국(FBI)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그가 삭제한 3만3000건의 이메일”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국세청(IRS) 감사를 이유로 납세 내역 공개를 거부해왔다. CNN은 트럼프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납세 내역 공개를 거부하면서 그의 재산 규모에 대한 의혹과 사업 파트너를 둘러싼 흉흉한 소문, 세금을 한 푼도 안 냈을 것이라는 추측 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를 이길 확률이 88%로, 1주일 전(83%)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고 집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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