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부위 스스로 잇는 옷감 세계 첫 개발

입력 2016-08-14 18:59
미국 대학·해군 공동 연구

오징어 빨판서 얻은 단백질 이용
군복·3D업종 작업복 등에 활용


[ 박근태 기자 ] 미국 과학자들이 실과 바늘을 쓰지 않아도 찢어진 천이 스스로 달라붙게 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알아냈다. 옷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멜릭 데미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와 미 해군연구소 연구진은 오징어 다리 빨판 등에서 나오는 자기 치유 단백질(SRT단백질)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찢어진 부분이 다시 붙는 옷감(사진)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앤인터페이스가 14일 소개했다.

연구진이 활용한 이 단백질은 원래 다친 상처를 치유하는 성질이 있는 물질이다. 오징어 다리 빨판뿐 아니라 사람 머리카락과 손톱에도 함유돼 있다. 연구진은 이 단백질로 옷감이나 실이 끊어진 부위를 덮어 씌우면 여러 층 박막을 이루면서 다시 단단하게 붙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각각 양(+)과 음(-)의 전기적 성질을 띤 여러 개 얇은 층이 강력히 결합하면서 찢어진 부위를 붙게 하는 원리다. 이 단백질을 포함한 액체에 찢긴 옷감 전체를 담그거나 액체 몇 방울을 떨어뜨리기만 해도 다시 붙일 수 있다. 데미럴 교수는 “이미 제조한 옷감뿐 아니라 아예 천을 짜는 실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전쟁터의 군인이나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옷감과 실에 새로운 기능을 불어넣는 시도가 늘고 있다. 구글과 리바이스는 올초 옷감에 전기적 기능을 넣어 옷 자체를 정보기기로 쓰는 신개념 웨어러블 기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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